가을이 다 가기전에 조금이라도 가을정취를 느낄려고 우리 부부는 가까운 갑사와 마곡사를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선다 ( 2022. 11.11 )
해마다 가는 갑사(甲寺)인데 올해는 단풍이 어떨까
어느 해보다 올 가을은 단풍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하고는
잔뜩 기대를 하면서 갑사로 향하게 된다
매표소를 지나 자연관찰로로 향해 걷게 된다
대기 공기는 안 좋다는 오늘이다
시야가 그렇게 선명치 않았지만 입구부터 시선에 들어오는 단풍은
쾌재를 부릴만큼 아름다웠다
선홍색의 단풍과 연두빛의 조합은 나의 시선을 머물도록 하기에 충분했다
많은 진사님들이 단체로도 오고 가을 정취를 느낄려고 온 여행객이나
계룡산 산행을 하기 위해 온 산꾼들이 줄을 잇는다
단풍이 어쩜 저리도 아름다울까
아침 햇살에 더욱 아름다움을 과시한다
커다란 단풍나무는 마치 불이 난듯하니 모두들 그 앞을 그냥 지나질 않는다
사천왕문 앞은 단풍으로 물든 나무들로 걸음을 가볍게 한다
계룡갑사라는 현판이 있는 지장전(강당)에 이른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갑사의 경관을 담은 사진을 전시해 두었다
갑사의 단풍은 과연 명불허전이다
춘마곡추갑사(春麻谷秋甲寺)라는 말이 헛되지 않음을 매번 느끼게 된다
보물제478호인 동종 보호각 주변도 단풍으로 둘려 쌓여 있었다
여기서 갑사에 대한 문화재 탐방 포스팅을 소개 해 본다
https://skh7678.tistory.com/1047
지장전(강당) 앞뜰에서 이제 대웅전으로 가게 된다
적묵당 그 넘으로 보이는 계룡산의 마루금
관음봉에서 자연성능을 거쳐 삼불봉으로 잇는 능선이 나를 유혹이라도 한다
그토록 많이도 다닌 계룡산 주능선인데
오늘은 유감스럽게도 바라만 본다
갑사의 대웅전(보물제2120호)이다
대웅전 앞은 국화로 단장 해 두었다
대웅전 안에는 국보제298호인 삼신불괘불탱이 있는데 아직 보지는 못했다
국화향에 취하고 단풍빛으로 물들이게 된다
이 얼마나 고운 걸음인가
이 얼마나 행복한 걸음인가
붉디붉은 단풍, 이것만 있으면 그러할진데 노랑빛의 단풍과
싱그러운 대나무가 함께하니 너무도 아름다운 조합이요 조화로웠다
자연이 주는 고귀한 모습을 어느 화가가 그려낼까
어느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자연의 모습이요
하느님이 인간에게 주는 은총이요
부처님이 인간에게 주는 자비로움일게다
석탑 뒤에도 단풍이 나의 시선을 머물게 한다
은행나무 잎으로 길 바닥은 노란 융단을 깔아 놓은듯 하다
사뿐히 즈려 밟고 가야할듯
밟기가 조심스럽고 미안하기만 하다
대적전 앞으로 간다
승탑(보물제257호)과 함께 보는 대적전에도 스님의 불경음은 산사의 적막감을
누그려지게 한다
계룡갑사 현판을 한 지장전 앞에는 올해도 감나무에 감이 여전히 빨갛게 영글고 있었다
그래 나도 늙어 가는게 아니다
다만 영글어 갈 뿐이다
갑사는 단풍철이 제일 좋지만
사천왕문에서 일주문에 이르기까지의 황매화가 군식으로 있어
매년 4월 마지막주에는 황매화축제가 있다고 한다
내년에는 황매화를 보려 와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아름다움을 그냥 보낼수는 없지 아닌가
붙잡아 둘순 없을까
이 모습을 마냥 보면서 더 머물고 싶은 마음과,
마곡사로 가야하는 마음이 엇박자를 이루게 된다
사천왕문도 지나고 일주문을 나서면서 만나는 노점상
갖가지 농산물과 특산물이 즐비했다
단풍나무 아래에 진열되어 있어 더욱 먹음직하게 보이며
풍요롭게도 보인다
이제 올해 갑사의 단풍도 내 마음속에 간직하면서 내년을 기약하게 된다
마곡사로 향해 가게 된다
마곡사에 가면 영산전과 명부전에 단풍이 나를 반겨 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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