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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충청도

대둔산을 오르면서 이양하님의 신록예찬을 읊게 된다

 

 

 

 

 

 

 

 

5월도 하순에 이르게 된다

어느 계절보다 아름다운 5월,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온 세상이 절제된 생활속에 거리두기를

하여 감염으로부터 주의를 게을리 해서는 안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5월의 싱그러움을 느낄려고 자주 오른 대둔산을 찾게 된다 ( 2020.5.17 )

오늘 오를 코스는 그래도 한적한 편인 태고사에서 시작하기로 작심하고 만년지기인 마눌님과 집을 나서게 된다

 

 

 

 

태고사 아래에 애마는 주차 해두고는 대둔산 산행길에 이르게 된다 

울창한 숲은 햇빛을 완전 차단하여 어둡기까지 한다

오로지 된비알인 계단을 오르고 수없는 돌계단을 딛고 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어느새 땀으로 온 몸이 젖게 된다

한숨을 돌리고 보니 낙조대 아래의 암봉이 숲사이로 보인다

 

 

 

 

태고사에서 1.2km라고 하지만 계속 오르는 코스라 숨을 헐떡이면서 오르니 드뎌 능선에 이르게 된다

시야에 들어오는 밝음과 초록빛이 얼마나 반가운지 불현듯 수필가이신 이양하(李敭河)님의

신록예찬(新綠禮讚)이 연상된다

민태원님의 청춘예찬과 함께 즐겨 읽는 수필이 아닌가

신록예찬중 이 글귀가 너무도 좋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 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 바, 기대하는 바가 없다 할지라도,

하늘을 달리어 녹음을 스쳐 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에라도 곧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하지 아니한가?

 

 

 

 

 

 

초록빛 사이로 보이는 분홍빛의 철쭉, 마치 해맑은 어린애의 얼굴 같았다

 

 

 

 

 

먼저 낙조대부터 가게 된다

예전에 없던 표지석이 시선을 잡아 둔다

낙조대(해발834m) !!!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몰이 장엄하고 아름다워 낙조대라 한것이다

비단 일몰뿐이 아니다  오대산쪽과 금산방향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 온다

 

 

 

 

눈 아래 보이는 모든 산하가 초록빛으로 변해 있다

그것도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연한 초록빛으로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산이지만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초록빛의 향연이다

이양하님은 하늘을 우러러 바라보고 산의 나뭇잎을 바라보면서 신록을 예찬 했을거고

원고지에 그 감흥을 글로 표현했을거다

 

 

 

 

낙조대를 내려와 이제 칠성봉 능선으로 가게 된다

암봉과 암봉사이 그리고 암봉에 자라나는 그것도 옆으로 자라는 소나무에

나는 넋을 잃고 바라보다 그리고는 카메라에 담아 본다

 

 

 

 

칠성봉 능선은 암봉의 연속인지라 그 아름다움은 늘 와서 봤지만

다시 봐도 감탄하게 된다

 

 

 

 

 

 

 

 

 

 

 

트레일은 비 온후라 질펀했다

그러나 아직도 피어 있는 철쭉에 시선이 멈추게 되고 발걸음이 멈추게 된다

연분홍빛의 철쭉 그래서 연달래라고도 한다

소백산과 북한산이 이런 철쭉이다

지리산바래봉과 황매산의 철쭉은 선홍색인데 비해 연분홍빛의 이곳 철쭉은

이제 꽃잎이 무수히 바닥에 떨구고 있지만

그래도 산꾼에게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칠성봉 능선을 지나 이제 또 다른 대둔산의 명품을 보게 된다

바로 장군봉이다

권율장군의 늠름한 기상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장군봉을 본 후에 개척탑 방향으로 조금가면 또 다른 아름다움에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이곳은 대둔산 올적마다 수없이 본 곳이지만 늘 봐도 그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하고 또 감탄하게 된다

암벽 봉우리에 명품소나무 그리고 주변 봉우리와 숲이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방불케 한다

 

 

 

 

 

 

 

 

 

 

 

 

 

 

 

 

 

 

암벽에 자란 소나무를 크게 담아 본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명품소나무와 암봉은 찹쌀궁합인가 보다

 

 

 

 

이제 건너편에 개척탑이 보인다

대둔산의 정상이다

안심사방향으로 이어지는 산세는 이곳이 금강산인가 아니면 설악산인가

또 아니면 중국의 황산인가 하고 눈을 의심케도 한다

정말 아름다운 산세이다

그래서 나는 계룡산보다 대둔산을 더 즐겨 찾게 된다 

 

 

 

 

 

 

 

 

 

 

 

 

 

 

 

 

 

 

정상인 마천대 개척탑이다  

대둔산(大芚山,878m)은 전북 완주군과 충남 금산군, 논산군의 3개 군의 경계에 있는

호남의 금강산이라 하는 산이다

동학군이 일본군과 3개월간 항전을 벌인 최후의 항전지로도 유명하다

 

 

 

 

 

 

 

 

 

 

 

조금전에 오른 암봉과 장군봉이 보인다

암봉사이에는 신록으로 가득찬 숲들이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10월말경에 오르면 만산홍엽으로 변모 해 있다

대둔산은 언제 올라도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여 산꾼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완주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면 케이블카 탑승장이 보이고 그 위에

또 하나 대둔산의 명물인 금강구름다리가 있다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잇는 길이50m에 높이 50m인 금강구름다리는 단풍철엔 관광객이며 산꾼들이

줄을 잇는 곳이기도 하다

그 구름다리를 지나 개척탑으로 오면 삼선계단이 있다

가파르고 폭이 좁아 오르면서 간이 콩알처럼 작아지는 공포감과 스릴을 함께 느끼게 된다

 

 

 

 

나도 모처럼 인증샷을 남겨 본다

 

 

 

 

 

이제 개척탑에서 내려와 안심사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게 된다

그곳에도 능선이 너무 아름다우며 주변 풍광이 너무도 좋기에 늘 찾게 된다

능선에 올라 정상인 마천대 개척탑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이 암봉을 바라다 본다

너무도 잘 생긴 암봉이다

여기서 가져온 간식도 먹고 한동안 사진놀이를 하게 된다

 

 

 

 

 

 

 

 

 

 

 

 

소나무 아래에서 바라보는 암봉과 신록의 대둔산에 매료된다

눈이 수북히 온 겨울철에 이곳에서 보는 전경은  압권이다

소나무에 눈이 가득히 쌓인 모습을 다시 사진첩에서 보게 된다

 

 

 

 

 

 

2년전 ( 2018.1 ) 바로 이 자리에서 담은 설경이다

 

 

 

 

 

이제 다시 온 트레일따라 가게 된다

완주 방향이나 안심사방향으로 가도 되지만 차량회수를 위해서다

내내 하산길에 이르면서 신록을 바라보고 연분홍빛의 철쭉을 바라본다

그리고 다시 이양하님의 수필 귀절이 떠 오른다

 

" 우리는 비록 빈한하여 가진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것을 가진듯 하고 ...... "

 

 

 

그 님의 말씀처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을 바라보고

경이로운 신록을 실껏 바라보고, 또한  맑고 향기로운 바람을 쐬니

어느때보다 喜悅을 느낀 대둔산 산행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