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산행이야기 - 신록을 예찬하면서 오른 관악산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이번 주말은 산행을 같이 할 이도 없고 해서 산행은 포기 한체 지방에 여행이나 갔다 올까 했는데 창문을 열어 제치고
바라본 하늘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뿐만 아니라 도회지의 고질적인 스모그도 없는 좋은 날씨 이기에
산행을 해야 겠다는 충동이 일어 옆지기와 단 둘이서 산행 하기로 했다
산행지는 가까운 관악산으로 정하고 코스는 관악산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코스인 관음사에서 연주대 그리고
안양유원지로 가는 팔봉능선을 가기로 작심하고는 집을 나서게 된다
집을 나서 사당역에서 관음사에 이르게 된다
정말 날씨가 너무나 좋았다 산행하기에 너무 좋은 날씨였다
이런 날씨에 산행을 못하면 얼마나 따분하고 하루 해가 지루할까 ? 무엇에 견줄 수 없는 좋은 날이다
즉흥적으로 선택한 일이지만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을 나와 옆지기는 무언으로 주고 받으면서 산행을 하게 이른다 am 10:20
관음사 에도 초파일이 며칠 안 남아서인지 대웅전 앞은 연등으로 가득 차 있었고 주변의 풍경 역시 푸르름으로 가득 하다
합장하며 기도를 하는 신도분들도, 내 마음도 하나같이 무사안일과 행복을 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세월호 침몰로 인해 희생된 분들의 명복도 빌게 된다
한줄기 바람이 불어오니 처마 끝에 달린 풍경이 은은히 울려 적막을 깨고 있었다
조금 오르니 서울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 온다 다른 때 오르면 스모그로 인해 한강도, 남산의 서울타워도 흐릿하게 보여 분간이
안 갔지만 오늘 만큼은 너무도 선명하게 보인다 저 멀리 북한산의 아름다움도, 도봉산까지 보이며
굽이굽이 흐르는 한강도 푸르게 보인다
관악산과 삼성산에는 누가 만들어 두고 관리를 하는지는 모르나 11개의 국기봉에 태극기가 항상 게양 되어있다
관음사국기봉은 이미 올랐으며 건너편 암봉에 있는 선유천국기봉 이 시야에 들어 온다
그리고 그 위에 있는 산악인들, 그들은 태극기를 보면서 애국하는 마음이 한결 새로워 졌으리라 본다
이번은 여의도 방향으로 바라본다 한강이 더욱 가까워진듯 하고 63빌딩이 황금빛을 띄우면서
여의도의 랜드마크 인양 보여준다 서울은 정말 대 도시임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
하마바위 에 이른다 그런데 하마같지는 않기도 하고 ..... 어쨌던 그 옆을 지나 다시 오른다
마당바위로 향해서 나와 옆지기는 묵묵히 걷고 또 걸어가지만 속으로는 마음이 통 했으리라
" 이 좋은 계절에 이렇게 산행을 함께 하니 이 또한 행복이 아니겠는가 "
좌측으로는 파이프능선이 암벽을 이루면서 역시 푸르름 속에 드러 내 보인다
언젠가 오르면서 한 산우님은 무서웠어 쩔쩔 메던 모습이 새삼 떠 오르기도 한다
그 산우님은 지금 어떻게 지낼까 ? 산은 여전히 다니고 있는지 ? 산행을 중단 했다면 안 되는데 ......
우리가 걸어온 능선을 바라보며 오다 보니 마당바위에 이르게 된다
어느 산이고 마당바위는 많이 보게 된다 마당같이 넓다고 하는 마당바위에는 으례히 산객의 휴식처이다
저 멀리 새로이 짓는 제2롯데월드 빌딩이 눈에 들어 온다
파이프능선도 암릉지대이나 아름답기는 어느 곳 못지않게 좋은곳이다
다시 국기봉을 만나게 된다 국기봉은 암봉에 설치 해 두었다 그곳에도 또한 산악인이 서 있기 마련이다
산을 좋아하는 그들도 마음은 나와 같을것이다
이제 관악산의 정상인 연주대가 시야에 들어오고 관악산기상레이더 가 보이고 연주대에 암자는
붉은 연등으로 마치 붉은 물감으로 획을 그은듯 했다 초록의 신록과 함께 어울려진 풍경은 아름답기 이를데 없었다
오르면서 좌측 아래를 바라보니 경마장이 보이고 서울대공원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이제 연주대에 이른다 수십길 넘는 암벽 위에 자그마한 암자는 부처님 오신날을 기리기 위해 붉은 연등으로
장식 해 두었다 관악산 ( 해발629m )의 정상인 연주대~~~
여기에 대한 포스팅은 여러번 했기에 아래 글로 들어 가시면 볼 수 있습니다
수도권26산 제5코스인 관악산과 삼성산을 가다 - http://blog.daum.net/skh7678/710
고려말의 충신들은 이곳에서 고려의 도읍지인 개성을 바라보면서 모셨던 군왕을 그리워 하며 바라본 곳이라해서
戀主臺라 하지 않는가
나는 누구를 그리워하며 바라 보는것인가 ? 그것은 바로 신록 일것이다
지난달 초만 해도 삭막하게 보여 무채색인것이 이제는 모두가 푸르름으로 변해 신록으로 변신 해 있는것이 아닌가
나는 학창시절에 즐겨 읽은 - 실은 입시 준비 하느라 달달 외운 - ' 기미독립선언서 ' 와 민태원의 ' 청춘예찬 '
그리고 이양하님이 쓴 수필 ' 신록예찬 ' 글이 떠 오르게 된다
『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산, 저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때 모든것을 가진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바, 기대하는 바가 없다 할지라도
하늘을 달리어 녹음을 스쳐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에라도, 곧 모든것은 가져 올듯 하지 아니한가 ?
- 중 략 -
이즈음의 신록에는 우리의 마음에 참다운 기쁨과 위안을 주는 이상한 힘이 신록을 대하고 있으면
신록은 먼저 나의 눈을 씻고, 나의 머리를 씻고, 나의 가슴을 씻고, 다음에 나의 마음 모든 구석구석을
하나 하나 씻어낸다
그리고 나의 마음의 모든 티끌, 나의 모든 욕망과 굴욕과 고통과 곤란이 하나 하나 사라지는
다음 순간 별과 바람과 하늘과 풀이 그저 기쁨과 노래를 가지고
나의 빈 머리에, 가슴에, 마음에 고이고이 들어 앉는다
말하자면 나의 흉중에도 신록이요, 나의 안전에도 신록이다
- 하 략 -
이 양 하님 ( 1904~1963 )의 新綠禮讚 에서 』
연주대에서 바라 본 신록은 마치 우도의 서빈백사의 에메랄드 색의 바닷가 같다고나 할까 아니다
내가 본 지리산 천왕봉에서 본 신록, 속리산 문장대에서 파도 처럼 밀러오는 신록,
아니면 가야산 칠불봉에서 바라본 신록이 여기서도 느껴 본다
이영하님의 신록예찬 글을 다시 상기 하면서 연주대를 내려와 8봉능선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연주대를 내려와 연주암으로 가면서 본 석탑이다 근래에 세운 석탑이 아름답게 보여진다
연주대에서 내려와 8봉능선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 위 사진 ) 8봉능선 이 길게 뻗쳐 있었다
좌측 제일 높은곳부터 8봉, 7봉, 6봉, 5봉, 4봉, 3봉, 2봉, 그리도 마지막 1봉이 안양유원지 방향으로 늘어선 능선이
오늘 우리가 가야할 코스이며 난 코스이기도 하다 여기서도 어김없이 신록은 나의 눈을, 가슴을 환희에 차도록 한다
이 능선은 관악산에서 8봉능선과 함께 아름답고 까다롭고 위험한 암릉코스인 6봉능선 이다 ( 위 사진 좌측부터 1봉 ~ 6봉 )
8봉능선에 이르기전에 만나는 기암들이다 북한산과 도봉산에도 기암괴석이 많고 좋지만 이곳 관악산도
그에 못지않게 기암괴석이 많은 산이다
드뎌 8봉능선의 시작인 8봉이 눈 앞에 보인다 기암절벽이 눈 앞을 가로 막는 듯 했다
물론 로프나 철로 만든 파이프를 박아 두었지만 절벽을 올라야 한다
도봉산의 명물인 Y 계곡과 흡사한 모습이며 그 구간이 더 긴것이 특색이다 카메라를 배낭에 넣고는
쇠 파이프에 메달려 놓은 로프를 의존하여 8봉을 오르게 된다
" 여보 !!! 조심해요 로프를 잡을때는 발보다 팔에 더 힘을 줘야 해요
팔에 힘이 없으면 로프를 놓게 되니까요 "
알고 있는 사실을 행여 노파심에 옆지기에게 얘기를 하게 된다
로프를 잡고는 수직 가까운 암벽을 오르게 된다
" 이 사람 보게나 저 암벽을 오로지 로프에만 의지한체 오르네 힘 내요, 힘 내요 ..... "
그렇게 우리도 오르게 된다 모든 이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오른 후에 느껴지는 喜悅感은 오로지 오른 이들 만이 느낄수 있을게다
맞은 편의 6봉능선 국기봉이 보인다 줌으로 당겨 보게되고 ......
이제 7봉. 6봉을 향해 암릉 길을 조심스레이 가지만 그래도 경관이 빼어나 몇번이고 바라보며
다시금 아름다운 관악산의 경관에 탄복을 하게 된다
어느덧 7봉도, 6봉도, 5봉도 지나고 4봉에 이르게 된다
맞은편 삼성산이 더 가까히 다가 와 있었다 삼성산도 아름답기는 마찬가지이며 그 푸르름의 신록은
그곳도 다름이 없어 보인다
4봉도 지나고 8봉능선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3봉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지나온 4봉도 여기서 보니 모두 암벽이요 기암들이 시선을 모우게 한다
4봉에서 3봉으로 오면서 담은 3봉 모습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관악산의 풍경중 하나이다 기암으로 이뤄진 암벽에는 으례히 기송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푸르름은 너무나 찬란 했다 다시 신록예찬의 글귀가 떠 오르게 된다
" 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때 모든것을 가진듯하고 ....... "
그래, 나는 이 순간 모든것을 가진듯 행복하다
나는 연중 이때가 가장 좋다 물론 만산홍엽인 가을철도 좋지만 새로움이 태어나는 신록의 계절인
이 때가 가장 즐겁고 산행하기를 좋아한다
오늘은 날씨가 덥지도, 춥지도 않는 영상 19도 이라하니 더할나위 없는 좋은 날씨이다
바람 역시 조금 일게 되니 그늘진곳에 있으면 조금 한기를 느낄수 있으니 얼마나 산행하기 좋은 날씨인가 ?
왕관바위이다 마치 왕관 같은 묘하게 생긴 바위이다 어떻게 이곳에 이런 바위가 독립적으로 있는지 모르겠다
의자왕이 왕도 싫다고 버리고 간 왕관인가 아니면 폭정을 일삼는 연산군의 왕관을 빼어 이곳에 버려 둔것인가
이제 하산길에 이르면서 남은 2봉과 1봉을 거치게 되면서 8봉능선의 암릉구간은 모두 마치게 된다
스릴있고 풍광이 멋진 8봉능선이였다
8봉능선을 내려오면서 미련이 남아 뒤로 한 암릉구간의 경관을 다시 쳐다 보게도 되고 푸르름이 온 산을 덮은
신록을 보며 그 숲 사이로 걷게 된다 그러면서 안양유원지로 향하게 된다
다시 이양하님의 신록예찬의 귀절이 떠 오르게 된다
" 신록을 대하고 있으면, 신록은 먼저 나의 눈을 씻고, 나의 머리를 씻고, 나의 가슴을 씻고
다음에 나의 마음 모든 구석구석을 하나 하나 씻어낸다 "
그렇다 신록으로 단장한 관악산 산행에서 나의 뇌리, 가슴, 마음 모두를 구석구석까지 씻어 준듯 했다
오늘 산행은 무엇보다 보기 드물게 날씨가 좋았고 푸르름이 너무도 아름다운 신록의 계절이기에 좋았다
귀가하는 길에서 나와 옆지기는
" 오늘 산행 힘들었지 ? 적게 걸었는 산행이 아니고 난 코스였는데 ..... "
" 아니요 , 전에 와는 달리 오늘은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
" 맞아 , 나랑 함께 한 산행이라 그런거요 "
" 언제는 함께 하지 않았나요 "
" ㅋㅋㅋㅋ "
* 산행코스 : 사당역4번출구앞 - 관음사 - 국기봉 - 하마바위 - 마당바위 - 연주대( 정상 ) - 연주암 - 팔봉능선 갈림길
- 8봉 ~ 1봉 - 서울대학교수목원후문 - 안양유원지 ( 약 13km, 6시간30분 )
언 제 : 2014. 5. 3 (토)
어디에 : 관 악 산
누구랑 : 만년친구인 옆지기랑
날 씨 : 근래 보기드문 좋은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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