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의 설경은 환상적이였다 (하)
눈꽃과 상고대로 이어진 산행은 설천봉에서 향적봉을 지나 중봉 (해발1594m)에 이르게 되었다
순백이 끝없이 이어지는 아름다움에 온 몸은 엔돌핀이 솟아 행복에 젖었고 마침내 황홀경에 빠져
추운줄도 모르고 걷고 걸으면서 또 눈을 만져도 보고 카메라에 수없이 그 모습을 담아 보기도 한다
주목 군락지를 지나 고사목이 하얀 이불을 덮어 쓴체로 서 있는 풍경도 보면서 이제 중봉에 이르게 되었다
고요하던 날씨는 일순간에 세찬 바람이 불어온다
눈이 날려 온 몸을 강타한다 얼굴을 여지없이 때리니 온 얼굴이 금방 얼어 붙는듯 느껴진다
만년지기도 나도 바람에 못 이겨 몸을 겨우 지탱하면서도 중봉에 오름을 감격하게 된다
백암봉과 남덕유로 이르는 길과 왼편의 오수자굴과 백련사로 이르는 길의
삼거리이기도 한 중봉에 서서 나는 극단의 결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추위를 무릅쓰고 백암봉으로 해서 동엽령으로 가서 안성탐방센터로 가느냐
아니면 오수자굴로 해서 백련사 앞을 지나 삼공탐방지원센터로 가는냐 하는 기로에서
결국 추위를 이기지 못할것 같고 만년친구는 그냥 설천봉으로 되돌아 가기를 재촉하여
온 길로 다시 가게 된다 그러나 많은 미련은 남게 된다
덕유산을 한없이 걷고 싶고 이렇게 좋은 설경을 모처럼 만나게 되었고 하느님이 은혜를 베푼것인데
더 즐기지 못하고 되 돌아가야하니 아쉬움은 있었지만 다시 온 길을 따라 가는것도 좋으리라 여겨졌다
잠시 중봉의 여름 풍경이 떠 오른다 무엇보다 야생화가 지천에 늘려 있어 천상의 화원이라 하지 않는가
여름철의 덕유산에는 노랗게 물들인 원추리며 하늘말나리, 동자꽃, 비비추, 물봉선, 산오이풀 등은
설경에 유혹되어 발길을 옮기기가 싫듯이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발길을 옮기기가 싫은 여름의 덕유가 잠시 생각나기도 한다
중봉에서 온 길 방향으로 본 풍경, 향적봉이 저 만치에 보인다
중봉 ( 1594m )에서 눈 덮힌 덕유를 조망 해 본다
백암봉으로, 동엽령으로 또 무룡산을 지나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덕유산 능선
모두가 백설로 덮혀 있다 이 추운데도 산행을 하는 산꾼의 모습이 장하게 여겨진다
이 방향 ( 위 사진 )으로 가면 오수자굴과 백련사를 그리고 삼공탐방지원센터에 이르는 등산로이다
이 등산로는 우리가 온 향적봉이 있는 방향이다 어느곳 보다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雪花 ,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눈꽃이다
어느 예술가가 이토록 아름답고 고상하게 만들고 그리겠는가 ?
옆지기인 만년친구는 어릴적에 본 목화밭의 목화 같다고 한다 관목에 고히 얹힌 설화 그 무엇에도 비유 할 수 없으리라
등산로만 잠시 이탈하면 눈은 등산화 위로 덮혀진다
아뿔사 스패츠를 안 가져 온것이 잘못이구나 겨울 산행은 언제나 준비를 잘 해야 되는데 ....
이렇게 눈이 많을 줄을 미쳐 생각지 않았다
주목나무의 아래 풍경이다 雪宮이라 할까 ? 아니면 雪窟이라 할까 ?
정말 놀랍고 아름다웠다
향적봉에 오르는 산악인들 모습이다
드 넓은 설원 위에 길게 늘어선 그 모습을 보니 갑짜기 영화 닥터 지바고가 생각난다
그리고 라라의 테마 주제곡도 내 귓전에 들리는 듯 했다
콧수염에 얼어붙은 고드름의 오마샤리프 .....
다시 보는 향적봉 정상이다 많은 등산객들이 정상 등정에 대한 희열과 설경을 만끽하고 있었다
우리도 잠시 머물다가 설천봉으로 향하게 된다
향적봉에서 내려오니 멀리 설천봉이 보이고 팔각정도 보인다
어린애들은 아이젠도 신지 않은체 걷게 되니 보는 이들에게 불안케 하지만 정작 그들은 마냥 즐겁기만 한 모양이다
미끄러지면서 내려가니 마치 눈썰매를 타는 기분인가 보다
잎이 많은 주목이나 전나무, 구상나무는 눈으로 덮혀 있어 마치 하늘을 가린 천막을 친듯 하다
하얀 백설의 눈으로 만든 천으로 .....
오후2시가 가까운 시각인데도 많은 스키어들은 쉬지 않고 리프트에 내려 슬로프로 향하게 된다
그 뿐만 아니고 설경을 즐기기 위해 온 관광객들이 가족들과 아니면 연인과 함께 올라와서 즐기는 모습이 보인다
멋지게 나르는 스키어를 만나기 위해 슬로프 입구로 발길을 옮겨 본다
이곳에 온 스키나 스노우보드를 가장 잘 탄다고 하는 젊은이들이 차례로 경사도가 심한 슬로프를 활강한다
마치 나르는 나비와 같고 벌같이 날세게 나르고 있었다 하얀 눈을 가르면서 ....
이제 덕유산의 설경도, 그리고 아름답고 멋지게 스키를 타는 젊은이들의 모습도 뒤로 한체 곤도라를 타고 하산하기에 이른다
오늘 덕유산의 눈꽃과 상고대는 어느 겨울산행때 보다 잘 본 설경이였다
만년지기도 나와 같이 흡족하게 여기며 온것을 잘 했다고 보람을 느끼게 되니 나 역시 만족 스러운 산행이였다
곤도라의 긴 하강시간에 또 집으로 오는길에 올 한해 2013년 산행을 되돌아 보게 된다
올 한해동안 50여 차례 산행을 했는데 어느 한곳도 아름답지 않고 보람되지 않은곳이 없었다
뜻이 같은 산우님들과 동고동락 하면서 즐긴 산행이였고
자연의 오묘한 진리를 늘 접하면서도 새롭게 느껴진 산행이였다
때로는 비를 맞으면서도 또 모진 바람도 견디내면서 안개속에 묻혀 앞이 잘 안 보이는 등산로를 걸으면서도
산행에 몰입하고 즐거워 한 한해였다
무엇보다 추억에 남는 산행 몇 곳이 더욱 선명하게 되 새겨 본다
북한산 종주와 14성문 종주, 수도권26산과 늘 봐도 아름다운 설악산 - 외설악을 비인가지역을 오른것과
단풍이 너무 곱게 물든 내설악의 구곡담산행, 그리고 눈이 덮힌 남설악의 겨울 풍경
장엄하고도 아름다운 설악산 공룡능선, 삼악산의 눈꽃산행 그리고 백두대간의 하나인 봉화산의 철쭉산행
끝없이 이어진 암릉산인 전라도 주작, 덕룡산 산행과 지리산의 이끼폭포 산행 그리고 이곳 덕유산 산행
산행지는 전국 어디서나 좋았다 민주지산의 심해와 같은 푸르름의 여름산행도
알탕을 하기에 너무 좋은 대야산 계곡산행도
철쭉꽃으로 온 산이 덮힌 황매산과 수석 전시장을 방불케한 남산제일봉이며
겨울철과 가을 단풍철에 오른 제주 한라산종주산행 .......
이 모두가 2013년에 우리 산우님들과 올랐고 옆지기와 함께 한 산행이였다
때로는 홀로 오른 산도 있었다
모두가 이제 한 해를 넘기면서 추억으로 넘겨야 할 산행 기록 들이다
앞으로도 산행은 이어갈것이다
산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산이 나를 손짓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언 제 : 2013. 12. 31 (화)....................
어디에 : 덕 유 산......................................
누구랑 : 만년친구인 옆지기.............................
날 씨 : 구름이 많고 바람이 때에 따라 많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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