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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기/동유럽&발칸반도

동유럽 여행 (2) ㅡ 폴란드편

 

 

 

 

 

 

 

 

 

 

 

 

 

 

 

 

 

 

 

 

     


프라하를 멀리하고 브르노에서 투숙한 후 폴란드로 향했다.

아침부터 비는 구슬프게 내리고 있었다.

브르노에서 폴란드 크라코프까지는 버스로 5시간 소요되니 오전 내내 이동시간으로 보내게 되었다. 체코 국경을 지나니 여권만 회수하여 확인하고는 통과시킨다.

불과 20분도 안되어 통과하니 참 편리하다고 여겨졌다.

현지 가이드는 인솔가이드 아닌 나라마다 따로 있었다.

폴란드 첫 관광지는 크라코프 근교에 있는 오슈비엥침에 아우슈비츠(Auschwitz) 강제 수용소로 갔다. 「쉰들러 리스트」영화가 떠 올랐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는 중에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당도하니 벌써 침통스럽고 우울한 기분이 감돌았다.

수용소 정문 위에 「ARBEIT MACHT FREI」즉 “일하면 자유로워 질수 있다” 라는 문구가 있었다. 과연 노동착취만 했는가! 우산을 받쳐들고 지옥보다 더 무서운 수용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노동이 아니라 인간도살장 이였고 유대인, 폴란드인, 러시아인 등 400만 명 가까이 살해했다니 정말 보는 이들은 모두 경악하지 않을 수 없고 전율을 느끼게 했다.

그 많은 사망자들의 유품은 전시장 방마다 가득가득했다.

모자, 가방, 안경, 신발, 머리떨, 장남감…… 특히 어린애들의 유품을 볼 때 나의 가슴을 애리도록 슬픔에 잠기도록 했고 멋모르고 부모따라 왔다가 이슬로 사라진 어린 넋이 구천에 맴돌고 있을 것이 아닌가!!!

목욕을 시킨다고 유혹하여 나체상태로 한번에 2000명씩이나 집어넣어 가스로 몰살시키는 나치스. 히틀러가 저지른 광기의 역사를 상징하는 현장!!!

이곳을 나와서 버스에 올랐더니 비는 더욱 세차게 와서 빗물이 유리차창에 쉼 없이 흘러내렸고 수용소에서 죄없이 숨진 영혼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나의 가슴에 하염없이 흘러내리게 된다. 특히 어린애들을 생각하니…… 

차라리 이곳 관광을 하지 말 것을……

크라코프시에 당도하여 바벨성과 성모마리아 성당을 잠시 보았다.

계속 오는 비로 마음이 썩 좋지는 않았다. 가이드가 내일 이곳은 다시 온다고 하며 숙소 Novotel Hotel로 갔다. 내내 수용소의 슬픈 역사가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밤이 되었다.

다시 날은 밝았다. 어제와는 달리 언제 비가 왔었던가 하고 화창하게 개어있었다. 어제의 기분을 날씨와 같이 떨쳐버리고 크라코프시내에서 얼마 되지 않는 곳에 있는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비엘리치카 소금광산에 갔다.

13세기부터 암염채굴이 시작하여 폴란드 왕국의 수입에 큰 비중을 두었다는 광산은 갱이 9층으로 되어있고 깊이는 300m 이상이며 갱의 총 길이는 300km나 된다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갱 속에는 지상의 모습 그대로 재현해 놓았고 소금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특히 예배당은 성서장면을 묘사한 부조며 심지어 샹들리에까지도 소금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광부들의 생활상을 표현하여 만들어져 있어 보는이로부터 감동에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소금광산을 나와 어제 잠시 들린 크라코프시내로 갔다. 폴란드의 현 수도는 바르샤바지만 옛 수도는 여기 크라코프다. 요한 바오로 3세가 신부생활하고 여기에 묻혔다는 곳이며 바벨성(Wawel Castle)은 1500년대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개조시킨 옛 왕궁으로 지금은 현대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성 외곽에는 비슈와강이 흐르고 있었다.

성벽과 성의 아름다움이 강과 더불어 너무나 아름다워 중세의 한 영화나 동화에서 본 듯하다. 구시가지 중앙광장에 있는 성모마리아 교회의 첨탑 두개를 자세히 보면 다른 성당과는 다르고 첨탑이 서로 다름을 알 수 있는데 여기 첨탑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먼저 한쪽 첨탑을 만든 형이 나중에 만든 동생 첨탑이 더 높고 훌륭하여 자존심이 상한 나머지 동생을 살해하고 결국 자신은 이 첨탑에서 효수되었다는 슬픈 사연을 안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크라코프 시내를 아름다운 마차를 타고 관광을 하는 여유로움도 가질수 있었다.

다음은 헝가리를 가기 위해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국경에 있는 타트라 국립공원으로 가게 된다. 침엽수의 나무가 빼곡히 온 산을 덮고 있고 계곡사이로 흐르는 물은 수정같이 맑아 보였다. 해발 2600m 되는 지점에 그랜드호텔  프라하에 여장을 풀었다. 아담한 호텔로써 저녁 식사 후 룸 발코니에 나와 내려다보이는 정경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별장처럼 되어있는 작은 집들과 더문더문있는 보안등과 나무 - 반짝이는 불빛은 한여름 밤에 반딧불이 여기저기 있는 것처럼 영롱하게 빛나서 나의 마음을 무아지경에 빠지게 했고 그로인해 편안하게 잠을 이룰 수 있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