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로 인해 발이 묶기게 된다
재택근무를 하는 나로써는 여유로운 시간이 있어 퍽 다행스러웠다
한 주에 두번 이상은 산엘 가야 하는데 비로 인해 발이 묶기게 되면 온 몸이 근질근질하다
그래서 오늘은 형님과 두 친구와 함께 북한산에 오르기로 했다 ( 2014. 8. 20 )
날씨는 가을장마로 인해 연일 비가 오는데 오늘은 구름만 많다고 해서
가까운 북한산에 오르기로 했다
그러나 비만 안 올 뿐이지 온통 안개로 앞이 잘 보이질 않고
연일 온 비로 인해 온 대지는 높은 습도로 가득 한 듯 했다
이제 산행 들머리인 육모정탐방지원센터에 이르게 되면서 산행은 시작 된다 am 8:30
용덕사를 지나게 된다
산행한지 불과 20분도 안 되는데 온 몸은 땀으로 젖게 된다
힘들어서가 아니고 높은 습도에 의한것 같다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연신 훔치기는 해도 땀으로 범벅이 된 육신은
산행하기에는 아주 부적절한 날이다 싶었다
보이는것은 등로와 불과 20여m의 주변이다
전혀 조망 할 수없어 넋두리 하게 된다
스스로 마음을 다스린다
" 사람이 길을 가다보면 소도 보고 중도 보는것이다 "
언제나 한결같이 좋은 날만 산행하였는가?
나는 생각하게 된다
조병욱박사님의 수필 < 山의哲學 > 이다
이 수필을 읽기전에도 산을 좋아하고 많이 다녔지만 이 글을 읽은 후부터는
산에 오르는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그때부터 산행 기록도 하게 되었다 ( 2009년도 )
그냥 운동으로만 했던 산행 패턴을 달리하게 되었다
자연을 보고, 즐기고, 또 기록을 하는 산행을 하게 되었다
逐鹿者 不見山 이라 하였다
빨리 가는것이 능사가 아니다
싸리나무 꽃이 흠뻑 물을 머금고 피어있고 이름 모르는 버섯이 솟나 나 있었다
이제 육모정 고개를 올라 평소 날씨 좋은 날은 도봉산의 오봉부터 정상부가
한 눈에 들어와 산행의 즐거움을 느끼련만 짙은 안개로 인해 ....
이런 날에 왜 산에 오르는가 ?
산의 철학에 그 답이 있다
사람들은 왜 산에 올라가는가 ?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필은 시작이 된다
그런 후에 글은 이어진다
일에 지쳤을때, 정신이 피곤 할때, 인생의 고독을 느낄때
삶이 메말랐을때 우리는 산을 찾아가야 한다
산의 정기, 산의 빛, 산의 침묵, 산의 음성, 산의 향기는
우리의 심정에 새로운 활력소와 생명의 건강성을 줄 것이다
나는 고독을 느끼고 있는것인가 ?
아니면 이 나이가 되도록 내 인생의 보람을 못 찾은 것에 오는 것인가 ?
자문자답을 하며 오른다
백운대를 향해 ......
앞도 잘 보이지 않은 짙은 안개는 쉽게 물려 갈것 같지도 않다
북한산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기는 오늘은 틀렸다고 생각하게 되며
다시 수필의 한 대목을 생각하게 된다
산은 언제나 우리를 부르고 있다
산의 언어는 바로 침묵 그것이다
산에는 산의 언어가 있다
산은 몸짓으로 말한다
그래 산은 침묵하지만, 나름대로 언어가 있다
그것을 깨우치는 사람만이 진정한 산악인이라 할 수 있다
영봉에 올랐지만 웅장한 인수봉은
불행히도 안개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한 동안 가니 안개사이로 그 자태를 희미하게 보여준다
땀은 마치 비를 맞으면서 가듯이 온 몸을 젖게 한다
그러나 백운대로 오르는 길은 너무도 좋았다
맑은 물이 계곡 사이로 흐르고 푸른 잎들이 계곡사이로 자라는 모습이
너무도 싱그러워 보인다
안개가 조금 걷히게 되니 인수봉이 모습을 드러내 보여
감탄하게 된다
보이던 인수봉도 잠깐이다
다시 안개속으로 묻혀 버리는 인수봉!!!
백운대로 오른다
오르기 전에 머무는 백운산장 ( 白雲山莊 )
여기서 일행은 가져온 도시락과 산장에서 파는 막걸리와 두부를 먹게된다
백운산장 현판은 " 손기정 " 선수께서 쓴듯 했다
다시 위문으로 향하게 되고 이어 백운대에 오른다
계곡에 흐르는 물은 너무도 맑고 시원해 보인다
당장이라도 옷을 입은체 입수 하고픈 생각이지만 참아야만 했다
다시 수필의 한 귀절을 떠 올려 본다
인생의 많은 위대한것이 산에서 잉태 하였다
인도의 심원한 철학은 히말라야 산속의 명상에서 나왔다
타고르의 아름다운 시는 깊은 산의 산물이다
괴테는 산에서 위대한 시의 영감을 얻었다
산에서 모든것이 잉태 되었다고 수필에서 강조 하였다
백운대로 오르면서 만나는 기암괴석도
오늘 만큼은 우리에게 그 자태를 숨기고 있었다
어렴풋이 보이는 백운대의 한 부분이 그저 희미하게
보일 뿐이다
조금 어럽고 까다로운 구간은 모두 목재 계단을 만들어 두었고
지금도 그런 작업은 하고 있었다
자연을 지극히 훼손하는 처사이다
물론 많은 등산객들이 쉽게 갈 수 있도록하는 의미도 있지만
그로 인해 자연은 파괴되고 시들어 간다
Alps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보다 더 경사지고 어려운 구간도 모두 지그재그로
등로만 만들어 두었지 자연을 훼손 시키지는 않았다
원추리도 물을 머금은체 나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언제봐도 아름다운 원추리 ......
노적봉 앞을 지나게 된다
이곳으로 가면 멀리 비봉능선과 그 앞에 의상능선이
너무도 아름답게 보이는 코스이건만 오늘 만큼은
그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이제 용암문에 당도하면서 잘 복원된 북한산성따라 걷게 된다
이곳 구간은 산행이라기 보다는 산책코스이다
울창한 송림사이로 걷게 되면 절로 힐링이 되는 구간이다
산성 위로 자란 담쟁이가 나의 시선을 머물게 한다
동장대에 이른다
숙종은 북한산성을 축조하면서 장대를 만들어 두었다
동,남,서에 장대를 만들어 산성 수비를 총융사가 지휘 하게끔 했다
동장대 앞에는 국화인 무궁화가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여기서 바라보는 북한산도 참 좋은데 그것도 오늘은 포기 해야만 했다
동장대에서 대동문을 거쳐 소귀천탐방센터로 내려오게 된다
계곡에서 세안과 세족을 하니 그나마 몸의 열기가 가시게 되는듯 했다
이렇게 해서 오늘 북한산 산행은 마치게 된다
다시 수필의 한 대목을 연상 해본다
산 앞에는 겸손한 자만이 " 산의벗 " 이 될 수 있다
그렇다 겸손함의 미덕을 가지게 되고
터득하는것도 산에서 배우는것이다
오늘 산행은 안개와 높은 습도로 인해 힘들고 조망감을 느낄수 없는 산행이였지만
그래도 조병욱박사님의 수필 < 산의 철학 >을 되새기면서
자연의 오묘함과 산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 산행이였다.
조병욱 박사님의 수필 < 산의 철학 > 전문을 보실려면 다음 주소를 클릭 해 보세요
http://blog.daum.net/skh7678/152
언 제 : 2014. 8. 20
어디에 : 북 한 산 ( 육모정고개 ~ 영봉 ~ 백운대 ~ 대동문
~ 소귀천탐방지원센터 ~ 우이동, 10.5km 6시간 )
누구랑 : 형님과 두친구와 함께
날 씨 : 안개가 너무 짙은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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