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봉산에서 다산 정약용을 만나게 되고
언 제 : 2012. 12. 16 (일)
어디에 : 예봉산, 적갑산, 운길산 연계산행
누구랑 : 그린비, 라벤다, 화이트, 연 두, 화 니, 지 니, 두루미, 쌤, 여름이, 이부장, 우정이
하이패스, 다니엘, 하이패스아들회권이, 김사장 15명 (님자생략)
산행코스 : 팔당역 ㅡ 전망대 ㅡ 예봉산 ㅡ 철문봉 ㅡ 적갑산 ㅡ 새재고개 ㅡ 오거리
운길산 ㅡ 수종사 ㅡ 운길산역 ( 약13km, 7시간 )
날 씨 : 안개가 많으나 포근한 날씨
사 진 : Canon Power Shot s100
겨울이 점점 무르 익어간다 오늘은 12월 들어 두번째 가지는 번개산행일이다
근래 산행을 좀 시원찮게(?) 했기에 몸이 근질근질 했다 참여한 인원은 어느때 보다 많은 15명이다
오늘은 서울 근교에 있으면서도 그간 가 보지 못한 예봉산과 연계하여 적갑산 그리고 운길산을 오르게 된다
팔당대교를 건너가 팔당역에 당도하여 동행하는 이들과 만난 나는 예봉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게된다
날씨는 겨울 답지 않게 포근했다 걸음을 내 딛는 마음은 상쾌하고, 공기는 더할 나위없이 맑았다
안개가 자욱히 내려 앉아 있기에 시야는 좋지 않았다 일기예보는 맑은 날씨라 했으니 기대하고 오르게 된다
숲속을 걷게 되니 그렇게 좋을수가 없었다 등산로는 눈은 찾아 볼수 없고 떨어진 낙엽만이
누렇게 수북히 쌓여 있었다 마치 가을산을 걷는 기분이다
전망대에 이르니 한강이 한 눈에 들어오고, 팔당대교 중심으로 검단산이 손에 잡힐듯이 보여야 하고
하남시와 멀리 잠실 그리고 구리시가 모두 한 눈에 들어와야 하는데 보이는것은 안개 뿐이다
이제 가파른 경사길을 오르고 목계단으로 한 동안을 올라가니 드뎌 예봉산 정상 (해발 683m)에 이른다
아 ~~~ 한강의 아름다움이 눈 아래에 있지만 오늘은 안개로 인해 전혀 보이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예봉산(禮蜂山) 정상 이정표에는 <다산 정약용>님이 지은 싯귀 한 수가 걸려있다
『 돛 달아라 / 정 약 용
바람 탄 빠른 돛배 물을 뒤로 뿜어대니
하늘빛 잠긴 물에 물결 무늬 일렁이네
숲 속의 누대 빛은 숨바꼭질하는데
물결 저 쪽에선 놀라는 제비와 참새떼를
긴 노는 젓기 싫어 온통 쓰지 않고
새로 지은 피리 곡조 귀 기울여 들을만해
인생살이 활달한 뜻 얼마나 될거나
반쪽 취하여 푸른 구름만 바라보네 』
예봉산 정상에서 제대로 조망감을 못 느낀 아쉬움을 달래며 다시 산행은 이어가게 된다
이제 내려 가면서 숲속 길을 걷게 된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눈 앞에 펼쳐지는 新天地의 풍경!!!
그것은 상고대가 하얗게 피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정상의 남쪽과 북쪽이 이토록이나 확연하게
다를 수가 있드란 말인가 온 나무가지에 피어난 상고대는 비록 아름다운 눈꽃은 아니지만
우리 일행을 환상에 젖게 만들어 준다 등산로는 눈이 깔려 있고 그래서 겨울 산행의 진수를 느끼게 한다
철문봉에 이른다 정약용, 정약전, 정약종 형제가 본가인 여유당 (남양주조안면) 에서 집 뒤 능선을 따라
이곳까지 와서 학문(文)의 도를 밝혔다(喆)하여 철문봉이라한다 다산의 고향이 이곳이라
그 분이 남긴 학문을 다시금 연상케 한다
철문봉을 내려오니 때 이르게 등산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중식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 일행도 좋은 자리를 찾아 가져온 음식을 버너불에 요리 해 먹으니 거야말로 이루 말할수 없이
맛나고 추위도 가시게 한다 포만감을 느끼니 산행의 행복함을 또한 느끼기도 한다
다시 산행은 시작 된다
물푸레나무 군락지을 지나 능선길에는 늘 상고대가 우리를 즐겁게 해준다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가노나니 적갑산(560m)의 이정표가 우리를 반긴다
산 이름은 다르지만 이어진 산이라 궂이 산 이름에 연연할 이유없이 산행은 이어지니
새재고개에 이르고 오거리에 당도한다 상고대는 이제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그것 만으로 만족하게 된다
운길산으로 향한다 운길산이 이번 산행의 마지막 코스이기에 일행 모두는 이미 지쳐 있지만
묵묵히 걷게 된다 산이 그곳에 있고 마음이 통하고 뜻이 맞는 山友님들이 있기에 그래도 행복하다
운길산으로 가는 길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몇개의 봉우리를 지나게 된다 운길산 정상에 이르는 곳에는 암릉길이 나오며 가파른 길이였다
벌써 5시간 이상의 산행인지라 피곤하였다 그러나 운길산에 이르게 되니 환희에 젖게 된다
드디어 운길산 (雲吉山, 610m) 정상에 이른다
정상 휴식처에는 많은 등산객들이 쉬고 있었다 우리도 여기서 휴식을 취하게된다
우리가 걸어온 예봉산과 철문봉, 그리고 적갑산의 봉우리가 까마득 하게 보인다
이렇게 많이 오게 되었는가 싶었다 지금도 시야는 맑지는 않지만 걸어온 능선을 쳐다보니 정말 자연의 오묘한
진풍경이 나를 사로 잡았다 한폭의 수묵화와도 같았다 그리고 멀리 북한산의 정상부와 보현봉이
안개 구름 위에 공중부양 된듯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 도봉산도 정상부만이 구름 위에 떠 있었다
한 편으로는 용문산이 그 우측으로 백운봉이 언제 봐도 마터호른처럼 그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여기에도 다산 정약용님의 싯귀를 대할 수 있었다
『 백운대에 올라
어느 누가 세모꼴로 교묘히 깍아
우뚝하게 이 대를 세워 놓았나
흰구름 바다처럼 깔려 있는데
가을 빛 온 하늘에 충만 하구나
천지 사방은 둥글어 기울어짐 없건만
천년 세월은 넓고 멀어 아니 돌아오네
바람을 쏘이면서 휘파람 불며
하늘 땅 둘러보니 유유 하다오 』
하산하기에 이른다
한강 모습을 숲 사이로 보게되고 운길산역을 향해 하산 하게 된다
수종사 산사는 들리지 않고 하산을 재촉하게 되어 오늘 산행은
모두 끝나게 된다 세개의 산을 연계하여 걷는다는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일행은 완주 했다 언젠가 이렇게 울 회원님들과 산행 하고자 했는데 오늘에야 이룩하였다
다산 정약용님의 발자취와 싯귀를 만나게 된것도 오늘 산행의 보람이였다
운길산역에 당도하여 내년 12월이 지난 총회시에 송년산행지가 이곳 운길산으로 선정 되었기에
총회 장소도 물색한 후에 장어구이로 뒤풀이를 하게 된다
뒤풀이 시간은 언제나 화기애애 할 뿐만 아니고 산행의 大尾를 장식하게 된다
웃음과 유머로 일관 되면서 그런 가운데 회원간의 情이 더욱 도타워지게 마련이다
얼마끔의 취기를 느끼면서 다시 집결지인 팔당역에 와서 서로의 손을 얹고는 다음을 약속하는
파이팅을 크게 울리고는 석별의 정을 나누게 된다
이렇게 산행은 내게 있어 항상 희열을 안겨 준다
그래서 내일도, 모레도 산을 찾을 것이다.
.
.
.
그 린 비
'산행기 > 서울·경기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새해 서설을 맞으면서 인왕산에 오르다 * (0) | 2013.01.02 |
---|---|
* 광교산 산중에서 먹는 음식 환상이였다 * (0) | 2012.12.23 |
* 혹한과 폭설도 아랑곳 하지 않고 관악산에 * (0) | 2012.12.09 |
* 겨울철에 접어든 수락산은 아름다웠다 * (0) | 2012.12.04 |
* 도봉산은 언제봐도 아름다운山이다 * (0) | 2012.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