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대산에서 김삿갓과 해후하다
언 제 : 2011. 11. 20 (일)
산 행지 : 영월 마대산 (馬垈山 , 해발 1052m)
산행코스 : 김삿갓 묘지 ㅡ 합수점 ㅡ 선락골 ㅡ 처녀봉 ㅡ 전망대(총각봉) ㅡ 삼거리 ㅡ 정 상
ㅡ 삼거리 ㅡ 김삿갓거주지 ㅡ 합수점 ㅡ 유적지 ㅡ 주차장 ( 약 7km, 5시간 )
누 구랑 : 재경달성산악회 회원 39명과 함께
날 씨 : 청 명 했으나 바람이 많고 추웠음
오늘은 재경달성산악회 11월 정기 산행일이다
일기예보상으로 주말에는 기온이 급강하 하고 바람이 세다고 했다
올 겨울 치고는 가장 낮은 온도 인데다 바람까지 있어 염려는 되었지만 산행지가 처음가는 마대산이며
행정 구역도 김삿갓면이라 한다 강원도 영월군의 오지 중에 오지인 그곳은 생소하기 이를데 없는곳이다
금요일에 옥천에 있는 처가댁에 가서 난생 처음으로 김장을 처음부터 연 이틀동안을 직접하고보니
몸도 피곤 하지만 그래도 우리 향우회 선,후배님들과 같이하는 산행이며 처음가는 김삿갓의 유적지인
마대산에라는 호기심은 피곤함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집결지로 가는 이른 아침의 공기는 일기예보 처럼 찬바람이 볼을 때리고 온 몸을 움추리게 하였다
이미 차 안은 만석이 되어 서로 인사를 나누니 어느새 차웠던 몸은 봄날에 눈 녹듯이 녹아 내린다
영월로 차량은 찬공기를 가르면서 질주해 가니 11시를 넘어가는 시간에 당도한다
당도하고보니 그곳은 말 그대로의 오지며 흐르는 계곡의 양편은 온통 <김삿갓>의 유물과 그가 남긴 싯귀로
가득 메우고 건너편에는 묘소가 보였다 하산길에 자세히 보기로하고 감사님의 인솔하에
산행을 시작하게되니 추위도 우리의 열정 앞에는 속수무책인듯 누르러질수 밖에 없는듯 했다
합수점을 지나 선락골까지 가는 길은 너무도 좋았다 이 깊은 오지에 까지 길이 포장되어 있으니
우리나라도 선진국임을 짐작케 한다 단지 정치만은 후진국이지 ㅠㅠ
선락골을 지나니 완전 숲속에 나있는 등산로를 향해 가파르게 오른다
이미 낙엽수의 낙엽은 무수히 떨어져 온 등산로는 낙엽으로 빼곡히 쌓여 있었다
등산로가 분간이 안갈 정도의 무수한 낙엽만이 晩秋임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단지 소나무만이 독야청청하듯 푸르름을 간직한체로 서 있을 뿐이고 모든 나무는 앙상한 가지만이 보여주니
보기에도 을씨년 스럽다 무채색으로 단장해 버렸다 길고도 긴 겨울 채비를 단단히하고 몸집을 가볍게 한것이다
찬바람은 이제 숨을 죽이고 계속 오르니 땀이 이마에 맺힌다 길게 늘어선 향후회원님들은 가쁜 숨을 내몰아 쉬면서도
얘기는 이어진다 그렇게 오르다보니 한 봉우리에 이른다 이름하여 처녀봉이다 거대한 소나무가 봉우리 정상에 우뚝
서 있었다 왜 처녀봉이라 명명 했을까 그러면 총각봉이 있어야 짝이 맞고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데 .....
아니나 다를까 이정표에는 총각봉이 900m 전방에 있다고 명시 했다
바라보니 바위군에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총각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봉우리도 남,녀의 모습이 확실히 다름을 느낄수 있었다 섬세하고 아름다움이 여성이라면 우락부락하며
기상이 넘치는 모습이 남성의 상징이 아닌가 ?
총각봉이 어떻게 생겼나 하고 걸음을 재촉하게 되니 드뎌 총각봉에 이른다 일명 전망대이다
시야가 확 터인다 마침 하늘은 더할 나위없이 푸르디푸르서 그야말로 쪽빛하늘이였다 연이어 보이는 무수한 산들이
더욱 강원도의 오지임을 짐작케 한다 말 그대로 총각봉은 바위가 울퉁불퉁했고 남성의 근육질을 상징한듯 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연봉을 보면서 정상을 향해 걸음을 또 옮긴다 불과 1 km 에 정상이 있다는것이다
찬 바람은 골짜기를 타고 올라와 온 몸을 휘감게 되니 더욱 걸음을 재촉 할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드뎌 정상에 이른다
마대산 ( 馬垈山 : 해발 1052m ) !!!
강원도영월군하동면과 충북단양군영촌면 경계에 있는 마대산 !!!
자그마한 정상석에서 바라보니 주변엔 어래산, 태화산, 형제봉, 응봉산, 만경대산이 보이며 멀리는 소백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소백산국립공원 끝자락에 있는 마대산은 우리에게 알려진 산은 아니다
인증샷을 담고는 바람을 피해서 가져온 음식을 내놓고는 서로 가져온 음식을 권하면서 허기를 면하게 된다
다시 추위는 엄습해 온다 낮 기온이 영하 인데다 바람까지 있으니 체감 온도는 훨씬 낮을 것이다
추웠어도 더 버틸 겨를이 없어 서둘러서 하산 하게 된다
가파른 경사길을 쌓여진 낙엽을 밟으면서 내려가니 이제 추위는 덜 했다
급경사진 길을 내려오니 계곡이 나오고 얼마 안가니 오두막집이 나타난다
굴뚝에는 보얀 연기가 가늘게 피어 오르고 옆에는 계곡 물이 한가로이 흐르고 있었다
바로 김삿갓 거주지이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고염나무와 돌탑이 이 집을 수호하듯 높게 서 있었다
세칸으로 이뤄진 김삿갓 거주지는 언듯 보기에도 김삿갓을 연상케 했다
삿갓을 쓴 조형물이며 긴 구부러진 지팡이며 마루 벽에 걸려있는 싯귀 한 수는 웃음을 자아낸다
自知는 晩知고 輔知는 早知다
( 스스로 알게됨은 늦게 깨닫게 되는것이고,
가르침에 알게 됨은 빨리 깨닫게 된다 )
이렇게 좋은 글 인데도 음이 나는대로 읽으면 숙쓰러워 감히 읽지 못하는것이 아닌가
ㅡ 나 또한 음은 이 글에 궂이 달지 않는다 쑥스러워서 ㅋㅋㅋ
여기서 김삿갓에 대해 좀 더 알아보면
본명은 金炳淵 ( 1807~1863 ) 호는 난고 (蘭皐)이다
조선 후기의 풍자.방랑시인이며 속칭 김삿갓 (笠)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조부 <김익순>이 홍경래 亂때
선천부사로 있다가 투항 함에 그 일족이 역모죄로 죽게 되나 당시 안동 김씨의 막강한 권력에 의해
김삿갓 모자는 죽음을 면하고 숨어 살다가 총명한 유년시절의 김병연은 과거를 보게 되어 장원급제를 하게 되는데
급제한 글이 바로 조부를 힐난하게 비난한 내용인지라 늦게사 알게된 병연은 조부에게 불충한 불효다하여 하늘을
가리고 살리라 싶어 그때부터 삿갓을 쓰고는 단장을 벗을 삼아 방랑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전국을 다니면서 독특한 풍자와 해학등으로 퇴폐 해가는 세상을 개탄 했다고 한다
그가 남긴 수없는 세상을 풍자한 싯귀중에
" 차마 안으로 들어 갈 수없어 온 종일 성문 밖을 서성대다가 해가 저물어서야 가까운 글방을 찾았었다
그러나 젊은 훈장의 태도가 너무나 쌀쌀한지라 욕 詩 한 수를 건네 주었다 "
書堂乃早知 서당은 내조지요
房中皆尊物 방중은 개존물이라
生徒諸未十 생도는 제미십이고
先生來不謁 선생은 내불알이구나
( 글방은 알고보니, 좌중이 모두 거만하구나
생도는 열도 못 되면서, 선생은 와서 뵙지도 않는구나 )
정말 해학적이고 세상을 풍자하며 유유자적하게 살아간 김삿갓의 거주지를 유심히 보고는 여기를 지키면서
김삿갓의 행적을 이어가는 이가 감사님은 이곳에 머문다고 했는데 오늘은 마침 출타중이였다
아쉬워 하면서 내려오니 아니 이게 왠일인가 바로 그 분이 하얀 도복인지 바지 저고리를 입고 올라 오는것이 아닌가
반가웠다 훤출한 키에 비록 수염은 길렸지만 얼굴은 건강미가 넘치게 대춧 빛이 흘렀다
인사를 나눈 뒤에 또 하나의 난고당을 소개 해 주면서 우리 일행을 반겨 주었다
김삿갓 묘지에 가보니 상석이며 망루는 자연석 그대 였다 비석에는 < 詩仙 蘭皐 金炳淵 之墓 > 라 새겨져 있었다
김삿갓 넋을 충분히 느끼며 유적지를 떠나게 된다
태양은 어느덧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오지의 해는 더욱 일찍 지게 마련이고 산골의 추위를 더욱 느끼게끔했다
이제 산행과 김삿갓의 유적지 탐방은 모두 끝나게 된다
비록 산행은 짧았으나 오지의 이름도 몰랐던 마대산을 오게 된 점과 특히나 김삿갓의 영혼과 그의 방랑적이면서도
해학과 풍자가 넘친 유적지의 갖가지 모습을 보게 된 점에 보람을 느끼면서 귀가 길에 오른다.
.
.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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