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後 記 ( 2 ) ㅡ 두째날( 9월24일 ) >
이제 일어나는 시간이다 밤새 이 시간까지가 왜 그토록이나 긴지 너무도 시간이 안가고
날이 새면 지리산의 일출과 자세히 더 탐방하리라 내내 기다려 졌는데 .... 역시 시간은 가긴 가는가보다
짐을 챙기고는 취사장에 모였다 식량이 부족한 우리에게는 무엇이든 맛이나고 귀하게 여겨진다
원래 여기서 햇반이나 라면을 구입 할려고 했는데 이른 아침에는 판매를 하지않았어.....
식사가 끝나고 짐을 다시 잘 챙기고는 일행 21명은 모두 머리에 랜턴을 쓰고는 장터목 산장을 떠난다
바람은 없었고, 하늘은 맑았다 일출 보는데는 이상이 없을것 같았다
천왕봉에 가서 볼려고 했으나 너무 힘들것 같아 세석평전을 보기위해 가는 코스에 있는
연하봉에서 보기로 의견을 모우고는 장터목 대피소를 떠난다
아직도 어둠은 칠흑 같이 캄캄하다
보이는것은 모두 어두운 형체 뿐이고 단 의지하느것은 머리에 쓴 헤드랜턴 뿐이다
길게 늘어선 대열의 불빛은 마치 고개길을 넘어가는 야간차량의 행렬 같았다
밤의 지리산은 적막하기 이를데 없었다
새소리도, 벌레소리도 들리지 않고 우리 일행들의 소리만 그리고 발 걸음 소리만 새벽밤의 정적을
깨고 내음 역시 나무, 풀, 흙에서 나는 것 외는 없다
간혹 역겨운 내음이 아마도 풀이나, 열매가 썩는 것은 아닌지 ?
아무튼 상쾌하기 이를데 없고 찬 공기가 폐부 깊숙히 들어가니 정신 마져도 쇄락 해진다
이제 6시가 되니 주변이 밝아오고 하늘엔 여명이 트기 시작한다
아주 엷게, 그리고 가늘은 구름이 동녁 하늘 산 봉우리 위에 있어 더욱 연한 주황색을 띄며
떠 있었고 갈수록에 붉은 빛이 더 해지니 주변은 점점 밝아왔다
이제 우리 일행은 누구의 지시도 없는데도 일제히 랜턴은 집어넣고 연하봉에 이른다
그러나 아직 일출은 조금 더 있어야 보일듯 했다
그래서 더 앞서가 보기위해 갔지만 나는 연하봉에 이르서 주변의 경관을 놓칠수 없다
연하봉 仙景이 지리산 10경중에 하나가 아닌가 아직 어둠이 채 가시기전이라서 산은 이제 막 여명이
트기 시작하니 그 형체만이 보인다 그러나 무채색으로 아니 실루엣으로 보이는 주변 지리산의
풍경은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이제 일출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일행 모두는 동녁에 있는 봉우리를 처다보고 있었다
봉우리는 더욱 형체가 뚜렷하고 검게 보인다 하늘은 붉게 달아 오르고 주변은 더 많이
붉은 빛으로 퍼져간다
모두 숨을 죽이고 해가 떠 오르도록 처다본다 목을 길게 빼고는......
모든 일에 시선이 이렇게 일치가 된다면 그리고 뜻이 일치가 된다면 안되는 일이 없을성 싶었다
드디어 찬란한 태양은 떠 오른다
어느 한 봉우리 사이로 붉은 빛이 유난히도 밝으며 밝은 빛이 몇가닥 우리를 향해 길게 뻗쳐온다
아 ~~~ 일출이다 모두 함성을 지른다
日 出 !!!!
너무나 장관이다 온누리는 밝은 태양이 오르니 무채색이 다시 온갖 색, 본래의 색으로 되돌아온다
함성을 지르고 소원을 빌어본다
" 오 ~~~ 태양이여 오늘도 온 누리에 밝음을 내려주기위해 이렇게 찬란히 떠 오르는가
우리 일행이 오늘도 무사히 갈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고 이곳 지리산을 영원토록
아름다움과 대자연의 모습을 간직하게 지켜 주쇼서 "
진정한 염원이 담긴 소원을 빌며 일출의 감격을 맘껏 누리고는 다시 산행은 이어진다
이제 6시 40분도 체 안된 시간에 벌써 산행한지 오래전이다
세석 대피소 방향으로 계속 걷게되고 약간의 높 낮이는 있지만 훌륭한 등산로 였다
온 산은 막 떠오른 태양의 덕분으로 모든 만물이 생명력을 갖고 기지개도 켜고 일어나
생기 발랄하게 보인다 특히나 야생화가 그러하고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잎이 그러하다
앞에 보이는 암봉은 햇살을 받아서 인지 붉게 그리고 더 선명하게 보인다
일행은 그곳에 오른다
이곳이 촛대봉 ( 해발 1703 m ) 이다
연진이라는 여인의 애절한 전설이 담긴 촛대봉은 그 여인이 죽어 바위로 굳어진 것이라 한다
연민의 정으로 촛대봉을 올라 여인의 한을 조금이라도 어루 만져주고 싶었다
아 ~~~~ 여기서 보는 지리산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요 웅장하고 장엄미가 넘 친다
조병옥박사님의 < 山의 哲學 > 수필집에 있듯이 산에 오르는 가장 큰 보람은 산의 장엄함을
보기 위함이 아닌가
날씨 또한 맑은지라 시선이 머무는곳 까지 겹겹히 이어지는 연봉
연봉 사이에 아직도 머물고있는 운해가 골짝을 메우고 있으며 북쪽에는 덕유산이 아침 햇빛을
받아 선명히 보이고 높고 낮은 봉우리가 마치 영웅 호걸들이 할거라도 하는듯 서로 뽐내고 있었다
봉우리가 있으면 골짝도 있기마련 길게 뻗친 계곡은 아름다움을 더 해준다
정말 웅장하고 장엄한 지리산의 참 모습을 볼수 있어 환상에 젖는다
발 아래에는 평평한 세석평전이 보인다
구상나무가 병풍처럼 펼처져있고 철쭉, 진달래, 산오이풀, 쑥부쟁이, 구절초, 누로오룸 등 온갖
관목과 야생화가 빼곡히 자라나고 있고 흐드러지게 꽃들이 피어 있었다
촛대봉을 내려와 세석대피소로 일행 모두는 발길을 옮긴다
대피소에는 이미 등산객들이 자리를 옮겨 비워 있는듯 조용했다
우리는 여기서 휴식을 취한다
이른 아침에 그것도 잠도 제대로 자지 않았어 피곤 할텐데 일행들의 표정은 피로함을 엿볼수 없었다
남은 간식을 나눠 먹고 짐을 다시 챙기고는 이제 본격적인 하산길에 접어든다
백무동으로 한신계곡 방향으로.....
이제 하산길은 골짝이로 접어들고 울창한 숲에 나 있는 등산로는
어떻게나 가파런지 그리고 바닥은 모두 돌이다 그것도 제 멋대로 생겨있는 돌이기에
조금이라도 딴청을 부리면 사고 나기 십상이다
지리산의 웅장함이 그리고 산 높이가 있는데 어찌 계곡이 그렇게 호락호락 할 수는 없는것이다
급경사로 내려온지 1시간이 되어도 줄어든 거리는 불과 1 km 에 불과하다
감히 얼마나 등산로가 험한지를 짐작이 간다
조심을 하면서 내려오며 나는 긴 상념에 젖게된다
어제 로타리대피소 위에 있던 법계사 !!
그곳이 6.25 동난시에 빨치산의 지휘본부가 있었고 근거지 였다니 ......
나는 오래전에 본 영화 " 남부군 "을 어렴풋이 기억을 되새겨본다
" 이태 " 라는 종군기자는 남부군에 가담하여 죽음을 무릅쓰고 부상까지 입게되고 국군 공비 토벌대가
점점 숨을 조여오는 과정을 잘 그린 영화이다
지리산이 얼마나 크며 험난 하기에 토벌대는 빨치산부대를 섬멸하기에 곤혹을 치러고
공비들은 숨어 살아남기위해 밥을 지을때 이곳에 자생하는 백자작나무의 껍질을 볏겨서 했다니
원래 백자작나무의 꼅질은 종이처럼 얇아서 불을 피우면 연기가 없다는것이다
공비들은 지천에 갈려있는 백자작나무의 꼅질을 채취해 말리곤 했다
또 다른 상념은 얼룩진 역사의 현장에 스님의 독경이 확성기를 통해 은은히 들려 왔기에
더욱 힘이 났던것이 아닌가
난 수많은 불경중에 < 법구경 > 의 제 24편 好喜品에 나오는 한 귀절을 가장 좋아한다
『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말고
미워하는 사람도 만들려 하지말라
사랑하는 사람은 보지 못해 고통스럽고
미워하는 사람은 보는것으로 괴롭다
이런 까닭에 사랑을 하지마라
사랑은 증오의 원인이 된다
이미 구속을 벗어난자는 사랑도 미움도 없다
사랑하고 기뻐함이 근심을 낳고
사랑하고 기뻐함이 두려움을 낳는다
사랑하고 기뻐함이 없으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 할것인가 』
이런 상념에 젖어 내려오다보니 이제 등산로가 완만하고 계곡의 물 소리도 제법 크게 들렸다
그리고 위로는 산 능선이 보이고 일찍이 물들인 단풍은 햇빛을 받아 더욱 붉게 보였다
계곡의 아름다움은 설악의 수렴동이나 흡사하다
연이어 폭포가 나오고 맑은 물은 보기만해도 시원했다
출입금지가 아니고 국립공원이 아니면 당장이라도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체 들어가서
이틀간 땀에 젖은 온 몸을 씻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그러면 나의 몸은 날라 갈듯이 개운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참아야만 했다
지루하리 만치 긴 한신계곡은 오층폭포와 가내소 폭포를 지나도 백무동은 보이질 않았다
그런데 지루함을 달래주는 것이 있으니 바로 " 相思花 " 였다
상사화 지난 1 월에 선운산에 갔을적에 선운사 위에 무리로 자생한다는 표지판을 봤는데
상사화는 꽃과 잎은 생전 만나질 못한다 곧게 자란 줄기 위에 꽃이 필적에는 잎이 없고
잎이 있을적엔 꽃이 피지 않아 서로 그리워 할뿐 만나질 못하는것이다 그래서 상사화라고....
드디어 백무동 탐방지원센타가 보인다
백무동이라는 이름은 갖가지 연유가 있는데 백명의 무당이 있던곳 (百巫洞) 과
높은 지대에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있는 마을 ( 白霧洞 ), 그리고 백명의 무인이 살던곳 ( 百武洞 )
이런 유래가 있는데 과연 어느것이 맞는지는 모르나 아무튼 반가웠다
이미 선발대는 좋은 식당을 정해놓고 시원한 맥주를 들고 있었다
이제 모든 산행은 종지부를 찍게된다
난 긴 한숨을 내 밷게된다 안도의 한숨이다 21명 대원 모두가 하나같이 무사하다
그리고 하나같이 고생은 되어도 지리산을 넘 잘 보았고 오기를 잘 했다고 한다
이점이 주관자로써 보람을 느끼고 만족을 느끼는 점이며 그래서 번개팅을 주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동고동락을 하면서 같이 자연을 즐기고 산을 좋아하는 산마니아가 되어가는
모습에 난 희열을 느끼는것이 아닌가
이제 1박2일의 산행이 안전하게 끝나고 더군다나 즐거운 산행이 되었기에
긴장을 풀고 그리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뒷풀이를 하게된다
약주를 맘껏 마쉬고 음식 역시 포식을 하니 이제 부러울것이 없다
행복만땅이다 오기전에는 기대만땅 이였지만 이제 행복하다
일행은 천왕봉에 오르면서 서로 위로하였고, 천왕봉에서 같이 감격 하였고
대피소에서 열락한 조건하에 침식을 같이하고 찬란히 떠오르는 태양을 함께 맞이하였으며
지리산의 장엄함을 함께 누리고, 너덜지대의 하산길을 서로 염려하며 내려왔으니
이제는 할 얘기도 많고 ........ 웃고 또 웃으며 끝없는 담소는 끝나질 않는다
서울로 오는 버스에 몸을 맞긴체 난 그대로 눈을 감고 잠에 취하게 된다
온 몸은 용광로처럼 달아 올랐다
약주를 많이 먹은 탓도 있으나 또 한가지는 새롭게 산에 대한 열정이 솟구처 오르기 때문이다
지리산을 보고나니 더욱 산에 대한 애정이 나의 온몸을 달구어 주는 불 쑤시개가 되었다
서울에 당도하였다 일정 계획에 한치의 틀림이 없이 잘 마무리 짓게 되었다
이번 산행에 도움을 준 신승록대장에게 감사드리며
항상 번개팅 산행에 도움을 주시는 곽윤선선배님에게도 아울려 감사드리며
이번 산행에 참여 해 주신 회원님 더군다나 게스트로 오신 몇몇분에게 감사 드립니다
이틀동안 동고동락을 한 분들과 아쉬운 헤여짐을 나누고 이제 총총히 발걸음을 집으로 향한다
다시 나의 가슴엔, 뇌리에는 법구경의 한 귀절이 되내여지고 있었다
"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마라 미워하는 사람도 만들려하지마라
사랑하는 사람은 보지못해 고통스럽고 미워하는 사람은 봐서 괴롭다... "
skh 7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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