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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전라도

* 강천산에서 마지막 단풍을 만끽하며 *

 

 

 

 

 

 

 

 

 

 

 

 

 

 

 

 

 

 

 

 

 

 

산을  좋아하는 모임의 한 산악회에서 이번달에는  전북순창에 있는 강천산으로 가게 되었다
처음 듣고 가보지 못한 산이라 더욱 호기심이 났다

정오가 지나서야  좁은 국도를 따라 도착한 곳이 강천산이라 한다
호남정맥에 속하는 작은 산 !!!
강천산은 순창군 군립공원으로 정해져 있는 산이다
산 입구부터 이제까지 염려했던것은 기우에 불과함을 짐작케 한다
관광버스가  넓지 않은 주차장을 벌써 메우고 있었고 토산품이나, 과일을 파는 노점상이 즐비했다
탐스런 감, 대추, 밤, 더덕, 칡,은행 등  마치 서울의 경동시장을 옮겨 놓은 듯 했다

매표소에 이르기전에 다리 이름이 벌써 " 신선교" 이다  이 다리를 지나면 신선이 된다는 말인가
소요산에 가면 " 속리교 " 가 있는데  일맥 상통하는 말인듯 싶다
산행이 시작하자  입을 벌려 감탄을 자아내게하고 눈이 휘둥그러진다
단풍이 어쩌면 이토록 예쁜지  때 마쳐 정오를 지난 햇빛을 고스란히 받아서 선홍색의 단풍이 마치 홍등을 밝힌듯이 빛나고 있었다
이미 떨어진 단풍은 아래 바닥을 빼곡히 메워져 있었으며 더군다나 계곡 물 위에 떨어진 단풍은 물빛 마져 붉게 아니면 노랗게
물들어 놓고 있었다  단풍의 색상이 어느 곳 보다 아름다웠다  단풍에 현혹되어 가자니 또 다른 진풍경이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다
바로 병풍바위의 폭포이다  40 m 되는 높이에 폭 넓게 낙수되는 폭포는 우랑차지는 않지만 시원하게 내려 물보라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다시 오르니 크고 작은 潭이 있었고 여기에 노는 물고기는 크고 작은것이 한가로이 유영하고 물은 맑디 맑았다
물위에 떨어진 오색의 낙엽에 간혹 몸을 가리기도 하면서 ....

좀 올라가니  하늘을 뚫을듯이 등산 탐방로의 가로수가 " 메타쉐콰이어"로  형성되어 있었다
노란 치자 물감을 드린체로  지난달 22일 운악산을 갔다가 시간이 남아 나미나라에 들렸을적에 그곳에 있는 " 메타쉐콰이어"는
푸르름 그대로 였는데 이곳은  노랗게 물들어 있으니  가을이 깊을데로 깊었슴을 느끼게 한다
메타쉐콰이어 숲을 지나니 아름다운 단풍과 함께 일주문이 나오니 여기가  " 剛泉寺 " 이다
자그마한 산사는  가을 풍경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우선 대웅전 앞에 있는 커다란 나무의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는 모습과
마주편에 있는 감나무, 크기도 하지만 감이 수없이 달려있어  마치 꽃이 핀듯 했다
두루 강천사의 경내를 둘려본 후에  조금 오르니  머리 위에  길게 뻗은 줄이 있었다
줄이 아니라 다리이다  이곳이 현수교이다  좋은 산에는 이런 구름다리가 있지만 ㅡ 대둔산, 청량산, 월출산, 한라산 등 ㅡ 양 기암괴석
사이를  1 m 폭으로 다리를 놓았으니 멀리서 보면 마치 남사당패 들이 외줄따는 모습과도 흡사 했다
다리 넘어 보이는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쪽빛 하늘이 였고
강천산의 절경은 이것으로 끝나는것이 아니고 조금 더 오르니 이제는 좌측에 거대한 기암절벽에  몇 가닥의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낙수라기 보다는 바위를 타고 흘러내린다는 표현이 더 적절 한것 같았다
이름하여 구장군폭포 ㅡ 아홉명의 장수가 죽기를 결의하고 전장에 나가 승리를 얻었다는 전설이 담긴 폭포라 한다
역시 물보라를 일구어 내면서  한 동안 이 모습을 처다보니 나는  오래전에 남미의 이과수 폭포가 연상된다


당시 파라과이에 출장을 갔다가 귀국길에 들린 이과수 !!!!
지금도 생각하면 놀라움에 경악감을 감추지 못한다  폭포의 낙수음이 멀리 100리밖까지 들리는 웅장하기 이를데 없고
말발굽처럼 지각변동에 의해 내려앉은 지형에 그것도 4km나 되는 곳에 엄청난 물이 폭포가 되어 내려오니 그 장엄함은 어찌 다 표현 할 수
있겠는가  출장의 피로를 풀기위해 잠자리에 들었으나 떨어지는 폭포음과  창틀로 내리는 교교한 달빛은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고  아니 이런 상황에 잠이 든다면 그는 이미 사람이 아닌 목석이지 ....
밤을 그대로 보내고 그래도 날이 밝기로만 기다린 나는  이른 아침에 이과수 폭포로 달려 갔었지
정말 놀라고 나의 눈은 귀신에 홀린듯 동그래 졌으며  폭포의 물보라에 이미 곁 옷이 흠뻑 젖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마냥 그 정경을
보느라 넋을 잃었고  특히나 < 악마의 목구멍 >에는  연기가 피어 오르는 모습은  
화재가 난듯하고   떠 오르는 태양빛에 물안개는 영롱하게 빛나고  나의 청각은 이미 마비 된지가 오래전이다
브라질에서 본 후, 오후엔 아르헨티나에 가서 본 이과수는 더욱 많은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영화 <미션>의 촬영지인 폭포와  일년에 몇 명씩  자신도 모르게 물로 빨려든다는 악마의 목구멍에는 한 동안 보다가
나도 그런 사람이 될성싶어 발길을 돌린 이과수가 불현듯 생각이 난다
지금 까지 무수히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았으나 이과수폭포 처럼 자연이 만들어 낸 장엄미와 위대함은 없는듯 했다

잠시 이과수 생각이 났지만 이제 이 아름다운 구장군폭포를 뒤로 하고 독바위로 산행을 하게 된다

작은 산이지만 산행은 제대로 못 했으나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은 산행지라기 보다는  관광지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 할 수 있는 산책로가 나무데크로 잘 다듬어 놓았다

저물어가는 가을  마지막 남은 단풍을,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산사의 운치를 느끼며  만추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충분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