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德이 많은 너그러운 母山, 德裕山을 오르게 된다 "
( 2017. 7. 27. 목 )
연일 폭염주의보와 국지성 폭우로 힘들게 보내고 있는 올 여름철이다
그러고 보니 근래 산행도 제대로 하질 못했다
이맘때 쯤이면 덕유산 덕유평전에는 원추리꽃이 노랗게 피어 있을것이고
온갖 꽃들이 피어나 천상의 화원을 이루고 있을텐데 .......
그러나 좀 처럼 걸음을 할 시기를 놓치곤 했었다
" 오늘은 기필코 가야지 폭염주의보가 있다 하더라도 아랑곳 하지 않고,
동행할 산벗이 없다 손 치더라도 그곳에 가면 산이 친구요
덕유평전에 피어난 꽃들이 나를 반겨 줄테니 ....."
하고는 무주리조트로 향하게 된다
* 산행코스 : 설천봉 - 향적봉 - 중봉 - 백암봉 - 동엽령 - 백암봉 - 중봉
- 향적봉 - 설천봉 - 곤도라로하산 ( 원점회귀 약 10km, 5시간 )
집에서 나올적에는 구름이 많은 날씨였다
그러나 남으로 올수록에 푸른 하늘이 보여 주기에 덕유산에 오르면
여러 연봉들을 볼수 있겠구나 하고 즐거운 맘으로 무주리조트에 이르게 된다
오전 9시30분부터 운행하는 곤도라를 왕복으로 승차권을 구매하고는 설천봉을 향해 오른다
( 휴일은 9:00부터 마지막 운행 오후5:30, 왕복 15,000원 편도 11,000원 )
곤도라에서 내리면 설천봉(1525m)이다
주변의 경관이 다른 때하고는 또 다르다
맑은 하늘에 바람에 의해 몰려오는 운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맘은 날라 갈듯이 좋았다
좋은산에 좋은 날씨를 만나는 그보다 더 큰 행운이 없는것이 아닌가
먼저 팔각형으로 된 상제루를 만나게 된다
상제루(上帝樓) ~~ 옥황상제께 제사를 지낸다는뜻의 누각
덕유산 무주리조트를 공사할 당시에 자꾸만 사고가 일어 났었는데
이 상제루에서 제사를 지내고 나서는 신기하게도 무탈하게 일이 잘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등산용품과 농특산물을 판매하고 휴대폰도 충전 할수 있다
상제루를 바라보면서 정상 향적봉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상제루를 떠나 향적봉으로 오르면서 보여지는 덕유산의 아름다움은 감탄사를 연발케 했다
구름이 멀리 산 위로 길게 있을 뿐 맑은 날씨였고 간간히 엷은 운해만이 바람에 따라
밀려오고 또 걷히게 된다
향적봉(香積峰, 1614m)에 이르게 된다
덕유산의 최고봉으로서 향기가 쌓여 있는 봉우리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 덕이 많은 너그러운 모산 " 이라해서 붙여진 덕유산(德裕山)
남한에서 네번째로 높은 산이면서도 가장 오르기 쉬운산이 덕유산이다
곤도라를 타고 오르면 설천봉에 이르고 그곳에서 불과 600m만 오르면 바로 정상이기 때문이다
나는 덕유산의 정상 향적봉에 오르면 가장 먼저 눈 여겨 보는것이 주변 경관이다
오늘은 바라보는 조망감이 너무도 좋았다
먼저 백련사로 내려가는 코스로 보니 멀리 합천의 가야산과 비계산, 그리고 황매산이
시야에 선명히 들어온다 겹겹히 이어지는 연봉과 함께 산마루금이
그리고 산과 산 사이의 그림자인 산그리메도 오늘은 보여주니 뛸듯이 좋았다
향적봉 정상에 올라 설천봉을 바라본다
상제루와 곤도라가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아름다운 풍광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단풍이 유달리 아름다운 적상산이 바로 뒷편에 보인다
나는 향적봉에서도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 주변을 내려다 본다
불현듯 조병욱 박사의 수필집 <산의 철학>이 생각 난다
" 사람들은 왜 산에 오르는가? 산이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삶에 지치고 생에 권태를 느겼을때에는 산에 오르는것이 좋다
산은 언제나 우리를 부르고 있다 산의 언어는 바로 침묵 그것이다
인생의 많은 위대한것이 산에서 잉태 하였다 "
사방을 둘러봐도 산,산,산이다
일망무제 탁 트인 산들의 행렬은 보는 이의 가슴을 차분히 가르 앉게 하며
뿌듯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 했다
오늘 내가 걷고자하는 중봉은 아주 가까히 보인다
싱그러운 녹음이 울창해 보이면서, 그리고는 겹겹히 이어지는 연봉 행렬의 마지막
최고봉에 지리산의 천왕봉(1915m)이 보인다
산마루금이 겹겹히 달리 이어지고 우측으로는 무룡산이 삼각뿔 처럼 보인다
우리나라 산중에 나는 지리산과 이곳 덕유산을 좋아한다
아마도 산도 가장 넓은 면적을 지리산 다음으로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정상에 이르면 모든것이 보이고 무엇보다 끝없이 이어지는 연봉행렬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고 그것을 보고 있노라면 만사가 잊혀지며 호연지기까지 느끼기 때문이다
엷은 운해가 지상에 미련을 떨구지 못해서 인지 머물다 산으로 올라 온다
가려지기도 하고 다시 보여줌을 반복한다
환상적인 풍광이다
잠자리가 왜 이렇게도 많은지 온 하늘엔 잠자리가 날고 있었다
이제 향적봉을 떠나 향적봉대피소로 내려 간다
앞서 내려가는 산객을 바라보며 다시 지리산 천왕봉을 바라본다
지리산을 종주하면서 일출을 볼려고 장터목산장에서 헤드랜턴을 켜고 오른 아련한 追憶이 새삼스레이 떠 오른다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다시금 <山의 哲學> 수필 한 귀절을 생각 해 본다
" 산은 우리에게 莊嚴을 가르친다
산은 장엄미의 상징이다 산은 높을수록 장엄하다
산을 정복하면 '승리의 쾌감' 과 ' 전망의 쾌감 ' 을 느끼나
그 보다 더 큰 이유는 ' 산의 장엄미 ' 를 느끼기 때문이다 "
수필은 산을 오르게 되는 이유와 산이 주는 혜택이며 산에서 받는 감정을 잘 표현한 글이다
다시 힘이 솟아 오른다 폭염주의보가 내렸지만 그다지 덥지 않았다
산은 평지보다 5~6도 낮고 바람까지 부니 걸을만 했다
대피소로 가는 트레일에서 몇 번이고 지리산쪽으로 바라다 본다
좀 처럼 이런 모습을 볼수 없는데 오늘 만큼은 고스란히 보여주니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대피소를 지나면서 향적봉을 바라보니 산객이 제법 붐비고 있었다
가족끼리 심지어 어린 아이들도 곤도라타고는 향적봉까지 많이 오른다
산이 몸살을 앓게 되는거지 ㅜㅜ
그래서 자연인들은 설악산에 케이블카 설치함을 반대 하는것이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이 언제나 중봉 가는 길목에서 나를 반겨준다
상록침엽교목으로 수간은 적갈색이며 잎은 線形이고 이곳 덕유산은
300~500년생 주목이 1000여 그루 자생한다고 한다
주목과 비슷한 구상나무도 많이 자생하는데 특히나 한라산 정상 근처에 자생하는
구상나무가 해마다 많이 말라 고사한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구상나무의 고사목이 여러개 있다
' 살아 백년, 죽어 백년 ' 이라는 구상나무의 고사목도 풍경을 더 해준다
이번은 주목의 고사목이다
이 고사목을 배경삼고 그 뒤 무룡산과 남덕유산을 배경삼아
인증샷도 많이들 남기는 포토죤이다
오늘은 혼자이기에 인증샷도 못 남기고 ㅎㅎㅎ
중봉(中峰, 1594m)을 오른다
원추리 군락지인데 이곳에는 원추리가 잘 보이질 않는다
일주일 전에만 왔더라도 하는 아쉬움이 나를 아쉬움으로 몰아 넣는다
중봉에서 바라보는 조망감 역시 일품이다
망원렌즈로 당겨 본다 지리산 천왕봉이 더 가까워진다
맘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달려 가고픈 지리산,
마치 젖먹이 애기가 엄마를 찾듯이 .......
안성면 방향으로 내려다 보기도 한다
엷은 운해는 아직도 산 아래에 머물고 있었다
중봉에서 백암봉 그리고 동엽령까지 길에 늘어선 트레일은 목책으로
또 나무테크길로 잘 다듬어 두었다
이곳이 덕유평전이다
어떤 산객은 서로 인증샷을 담아 준다
정겨운 모습이다
중봉은 삼거리로 나눠져 있다
왼편으로 가면 오수자굴을 거치면서 백련사로 해서 무주구천동으로 가며
남으로 곧장 가면 백암봉과 동엽령 그리고 무룡산, 남덕유산까지 이어지는 종주코스이다
난 마냥 걷고 싶기에 덕유평전을 거쳐 동엽령 방향으로 가게 된다
중봉에서 백암봉으로 내려서게 되는데 나의 시선에 와 닿는 뭇 야생화는
나와 눈맞춤을 하게 된다
일월비비추가 보랏빛으로 군락을 이루며 피어 있었다
가파른 나무테크길을 지나니 양편으로 목책만이 있는 트레일과 주변은 평평한 평지였다
길 양편은 수많은 야생화가 서로 시기라도 하는듯이 피어 나고 있었다
지나온 중봉을 다시금 바라본다
중봉은 안개로 덮혀 있었다
목책 옆에는 원추리가 아름답게 피어 있고 목책 줄에는 고추잠자리가 앉아 있다
원추리 꽃말이 " 기다리는 마음, 하루만의 아름다움 " 인 원추리 !!!
그 중에도 각시원추리를 난 특별히 좋아한다
어릴적 내 고향 마을 뒷산에 이맘때면 노랗게 피어나 꽃을 꺾어
내 앉은뱅이 책상 머리에 두고
좋아하던 어릴적 아련한 추억이 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니 원추리꽃이 제법 많이 보인다
얼마나 좋은지, 휘바람을 불면서 산길을 걷고, 때로는 걸음을 멈추고는
꽃들과 눈맞춤을 하며 카메라에 그 모습을 담기도 한다
아 ~~~ 일주일전에 왔다면 하는 아쉬움도 남기면서 ......
비단 아름다운것은 원추리뿐만이 아니다
일월비비추, 가는장구채, 노루오줌풀, 박새, 참취꽃, 까치수염, 산꿩의다리,
모시대, 동자꽃, 말나리, 긴산꼬리풀, 산오이풀, 싸리꽃 등
수만가지의 야생화는 이름 모르는 꽃들도 한데 어우러져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하고 마음을 흥겁게 했다
* 야생화는 자세히 다음 포스팅에 이어갑니다
이제 백암봉(1503m)에 이르게 된다
꽃길을 걷다보니 늘 즐겁고 흥겨워서 시간 가는줄도 모른 사이에 백암봉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 또 왼편 트레일로 가면 횡경재나 신풍령(빼재)으로 가는 코스이다
여러해 전에 그것도 겨울철에 백두대간을 간다고 안성에서 신풍령까지 간 적이 있었다
추위를 무릅쓰고 긴 대간길을 그래도 눈 덮힌 덕유산에 매료된 적이 있었다
다시 동엽령까지 걷게 된다
백암봉에서 2.2km인 동엽령 가는길은 아름다운 덕유산을 호젓이 걷게 되고
조망을 즐기고 때로는 울창한 숲길을 마냥 걷게 된다
물론 야생화도 늘 만나면서 .......
이제 더 걷지 않고 왔던길로 돌아 온다
차량이 무주리조트 주차장에 있기에 하는수 없이 ㅠㅠ
언젠가 덕유산을 종주 할것이다 남덕유산까지를 다짐하게 된다
중봉을 바라보면서 꽃길을 걸어간다
덕유평전은 천상의 낙원이요, 화원임에 틀림이 없다
가다보니 어느새 중봉을 지나 향적봉에 다다르게 된다
한통의 전화벨이 울린다
" 날 더운데 얼른 내려와요 "
동행을 못한 아내가 염려 되는 모양이다 ㅎㅎ
이렇게 해서 오늘 산행은 모두 마치게 된다
향적봉에서는 일망무제 탁 트인 시야에 지리산, 가야산, 황매산, 남덕유산을
바라보며 호연지기를 느꼈다면 중봉에 이르기까지는 주목과 구상나무의 군락지를 걸으면서
고사목이 한껏 풍경을 더해 주었고 중봉에서 백암봉에 이르기까지의 덕유평전에서는
야생화의 물결로 너무도 황홀한 꽃길의 여정이였으며
동엽령까지의 길은 나를 생각하는 산행이 되었다
비록 차량회수이긴 하지만 다시 원점회귀하며 걷던 길을 다시 감은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덜 하기 위함이였다
산행은 언제나 즐겁고 보람차다 <산의 철학>의 글귀가 새삼 느끼게 된 산행은
이렇게 해서 마무리를 짖게 된다
덕유산은 언제와도 좋은 산이다 특히 겨울철에 눈꽃 산행을 하기 위해 많이 찾는곳이다
눈이 많이 오고 상고대가 잘 형성하는 산이기에 환상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산이다
여기서 지난 겨울철의 덕유산 산행기를 소개 해 본다
덕유산 설경은 환상적이였다 (상) http://blog.daum.net/skh7678/750
덕유산 설경은 환상적이였다 (하) http://blog.daum.net/skh7678/751
오래만에 오른 덕유산은 오늘따라 가시거리가 좋아 더할나위없이 즐거운 산행이 되었다
끝없는 연봉행렬과 시선이 머문데까지 이어진 산들의 모습에
어디 그뿐이 아니였다 뭇 야생화로 천상의 화원을 이룬 덕유평전의 모습은
내내 잊혀 지지 않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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