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산다래산악회의 산행날이다 ( 2010. 2. 10 )
오랜만에 울 회원님들을 만날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설레이기도 했다
그런데 날씨가 어제부터 비가 내려 산행이 제대로 될까 하는 염려가 앞서고
강원 산간지방에는 어제 밤부터 눈으로 변해 온다고 하니 산행지까지 가는데 안전할까하는
염려가 앞선다
이번 산행지는 계방산으로 공지 되어 있었다
가보지 못한 산이기에 더욱 호기심이 나게 되었고 겨울산행의 재미는 역시 눈꽃산행인데
눈이 제대로 있을까하는 염려도 하게된다
집결지에 모이니 여느때보다 회원님들이 별로 나오질 않았다
날씨가 불순하니까 그리고 설날이 임박하므로 그런가 여겨진다
대형버스에 고작 28명만이 참석하게 되었다
산행지로 향해 버스는 빗속을 질주하게되고 회원님간의 담소는 날씨를 전혀 개의치않고
화기애애하게 이어진다
어느덧 목적지인 운두령에 도착이 된다
비가 오던 고속도로가 강원도에 접어들면서 눈으로 변해 이곳 운두령에도 눈이 내리고 있었다
운두령 ( 해발 1089 m ) !!!
항상 운무가 넘나든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이 아닌가
온 세상은 하얗게 변해있고 눈발만 간간히 바람을 동반하여 내리고 있었다
날씨가 좋지않아 산행을 제대로 할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하차하게된다
그런데 회원님 대부분이 그대로 차에서 내리지 않고 앉아있는것이 아닌가
둥근달님에게 " 산행 하시야죠 " 하고 물으니
" 단녀오이소 저는 핀핀한데 갈끼니더 " 결국 안 오르겠다는 얘기다
또 카페지기님 한데 " 가시죠 " 하고 물으니
" 누구 염장 질러요 ? " 염장이라 ~~~ 이해가 간다
체질적으로 산에 오르면 가슴이 떠질듯이 아프니 가고싶어도 못가니 염장은 확실히
지러게 된 셈이다 ㅋㅋㅋ
그러나 여기까지 와서 눈꽃 산행을 외면하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산행을 타기로 한 사람은 불과 과반도 안되는 13명 !!!
이들은 정말 산을 좋아하는 산마니아 들이구나 싶다
철도 침목으로 만든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서 계방산 산행은 시작이 된다
눈은 우에서 좌로 부는 바람을 동반하여 내리고 있었다
심하게 오는 눈은 아니지만 바람이 불어 귀가 시리고 얼굴이 시렸다
조금 오르니 시야에 들어오는 설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러나 욕심 만큼의 많은 눈은 아니였다
등산로는 눈으로 덮혀있었고 온 세상은 뿌연 안개와 하늘은 온통 하얗게 눈을 거느리고
모두가 무채색으로 단장하고 있었다 지척에 있는것만 보일뿐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한참을 오르니 산행은 비록 우리만이 아니였다
충북보은 농협에서 구성되었다는 " 산사랑산악회 " 회원님들이 많이 오르고 있었다
대개 50 ~60대 연령인듯 보인다 한 아주머니가 우리 일행에게 대추를 건네준다
잘 마른 대추를 먹게되니 거야말로 꿀맛이다 당도가 높은듯 했다
고마움을 표하고는 한데 어울려져 계속 오르게 된다
이제 쉼터에 이르게 되고 오를수록에 눈의 적설량은 많아보인다
가까이 있는 능선도 살며시 그 자태를 드러 내보이니 나무가 온통 눈으로 곱게 단장하고 있었다
다시 산행은 이어진다 간혹 주머니에 있는 대추를 먹으면서 그래서 그런지 힘이 불끈불끈
솟아난다 목재 데크로 만들어진 전망대에 이르게된다
말이 전망대이지 보이는것은 지척에 있는것 뿐이다
구상나무가 군데군데 고사목을 보여주고 살아있는 나무는 눈을 하얗게 이고 있었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관엽수는 그 가늘디 간 가지에 아담하게 하이얀 눈을 간직한체
우리를 반겨주었다
날씨가 맑으면 정말 전망이 좋을텐데 ~~~
오대산이 동으로 보일것이며 ,북에는 설악산 , 점봉산이 서로는 회기산, 태기산이 겹겹이 이어지면서
대 파노라마를 이루며 조망의 희열을 느낄터인데 지금은 눈꽃으로 만족해야지
눈발은 더 거세게 휘날렸다 그러나 그다지 춥지않은 날씨이기에 산행에는 큰 무리가 없다
오를수록에 나의 시야에 들어오는 설경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적설량이 아래보다 정상에 이르니 더욱 많은것이다
상고대 (서리꽃)에 설상가상격으로 눈이 덮혀 있으니 그 아름다움은 글로 어찌 다 표현하리
디카에 이 모습을 담기위해 연방 셔터를 누러게 되고 그러나 눈이 내리게에
렌즈에 물기가 있고 김에 서려 어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사진에 얼룩이 있게된다
그렇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을 어찌 그냥 내 눈으로만, 그리고 가슴에만 담아가리
그런 와중에 우리 회원님들은 마치 어린 아이처럼 동심으로 들어가 장난을 걸고 눈을 뿌리며
심지어 윤자님은 사진을 담고있는 내게 입에다 눈을 잔뜩 넣게한다
덕분에 갈증은 면하게 된다 ㅋㅋㅋ
계방산 (桂芳山 : 해발 1577 m ) !!!
한라, 지리 ,설악, 덕유산에 이어 남한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산이 아닌가
계수나무 향이 진동 한다는 계방산 !!!
우리 일행은 이곳에 겨울 산행의 白眉인 눈꽃산행을 즐기고 있다
정상에 홀로 있는 돌탑은 온갖 풍상을 겪으면서 이곳을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일행이 가니 반가히 맞아준다
눈발은 갈수록에 바람과 함께 거세지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또한
디카에 담게된다 너무나 감탄하게되고 감격하기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에서 한줄기의 눈물이
흐름을 느낀다 분명 눈물이지 눈(雪)물은 아닌듯 했다
너무나 이 황홀한 광경을 보느라 추운줄도 모르고 배가 고픈줄도 모른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니 거대한 주목이 솜 뭉치처럼 크다란 눈을 얹은체로 우리를 반겨준다
그래 ~~ 너는 살아 천년을 살고 죽어서도 천년을 살아가니 우리같은 중생이
어찌 너의 깊은 뜻을 헤아릴수 있으랴
주목나무 아래에서 가져온 음식을 내놓고 식사를 하게된다
모두 가져온 짐을 풀어놓고는 허기진 배를 채운다
복분자 술이며 특히 산행의 어려움을 느끼면서도 많은것을 가져온 한재봉님은
오리훈제고기와 도토리묵 까지도 내 놓으니 얼마나 맛이 나는지
이제 더욱 흥이 난다 주목 군락지에는 또 다른 설경의 비경을 감상하게 되고......
이제 본격적인 하산길이다
온통 눈으로 덮혀있는 산행길은 너무나 환상적이다
우리 여성회원님들은 미리 준비 해온 비닐포대로 눈썰매를 타며 온 산천을 울리게 만든다
스릴이 넘치는 눈썰매 이 또한 겨울 산행의 재미요 낭만이 아닐수 없다
한동안을 눈과 씨름하고 눈속에 묻혀 내려오니 이곳은 雪國인듯 착각도 하게된다
이제 가파른 길이 끝나고 계곡도 제법 크게 들어나고
하늘을 뚫을듯한 낙엽송이 또 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산행을 핀핀한데만 한 일행이 있는곳이 가까워지자
넓은 캠핑장이 나오고 하얀 눈 덮힌 곳에 시야에 와 닿는 것이 있으니
바로 "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 하고 외친 반공정신이 투철한 " 이승복 생가 " 집이 나온다
1968년 무장공비 5명이 나타나 그 어린 아이에게 무차별 죽음을 그리고 가족을 살해한
현장을 숙연한 자세로 관람을 한 후에 우리 회원님들이 기다리는 곳에 당도하니
어느새 오후 4시가 되었다
두분의 고문님이 수고를 하신 황태국이 추위에 얼고 산행의 피곤한 몸을 가시게 만들어주었다
눈은 진눈깨비로 변해 계속 내리고 있었다 밖은 어둠이 깔려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의
라이트로 어둠을 헤치면서 서울로 서울로 오르게 된다
목적지에 당도하니 운영위원장인 노인규님이 저녁을 먹고 가라고 직접 나와 대접하니
또한 반갑고 고마웠다
산행의 모든것은 마치고 이제 귀가길에 오른다
다시 한번 계방산의 멋지고 아름다운 눈꽃을 되새겨 보면서
또한 이 즐거움을 선사해준 산악대장 신승록님께 감사드리고 회장님을 비롯하여
항상 수고 많으신 두분의 총무님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끼면서
계방산에서 본 설화와 상고대를 연상하며 한 편의 詩를 떠 올리게 된다
푸른 날을 다 비워낸 알몸으로
겨울 한가운데 놓인 잿빛 하늘을 이고서야
순백의 꽃을 피웠다
온몸을 쓰러질 듯 휘몰아치는 바람
우듬지로 재우고
잎을 펼궈낸 , 상처 난 자리에도
꽃을 피우고야 마는
나무
뿌리가 밀어 올리는 거한 숨 , 뜨거운 열정
얼음장 같은 날로 품어야
선명한 나이테 하나 더 그려내고
둥글게 내면을 살찌운다는 거
싹둑 잘려진 나무의 밑둥이 보여주고있다
< 시인 남명숙님이 순백의 꽃인 " 상고대 " 를 노래함 >
skh 7678
* 이번 산행코스 : 운두령 ㅡ 물푸레군락지 ㅡ 쉼터 ㅡ 전망대 (1492m) ㅡ 정상 (1577m) ㅡ주목군락지
ㅡ 옹달샘 ㅡ 노동골 ㅡ 오토캠핑장 ㅡ 이승복생가터 ( 12 km 5시간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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