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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제주도

* 한라산 산행 *

 

 

 

 

 

 

 

 

 

 

 

 

 

 

 

 

 

 

 

 

 

 

 

 

 

 

 

 

 

 

 

나는 만년친구와 함께 제주도 한라산에 가게 되었다
하나투어 패키지로 2박3일 일정으로 가게되는데 주 목적은 한라산을 정복하는데 있다
여지껏  한라산엔 여러번 왔지만 어리목에서나, 영실에서 갔는지라
백록담을 보지 못했고 더군다나 단풍이 들었을 적엔 한번도 가보지 못했었다
이번에는 백록담을 꼭 보기로 하고 가는날 (10월24일) 밤은 제주도의 밤공기를 마쉬면서 
산책을 하며 여유가 있는 한가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무엇보다 날씨가 걱정이 된다 그래서 가끔 처다보는 하늘엔 초승달이 이미 중천에 
떠 있어 안도의 한숨을 돌리고~~
숙소에 와서 잠을 청하지만 좀처럼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한라산에 오른다는 
벅찬 설레임이 앞서기 때문이다


다음날 (10월25일) 일찌기 호텔에 하나투어 가이드가 일행 두분을 모시고 오기로 했고 난, 짐을 꾸리고는 미리 기다리고 있었다
일행과 함께 4명의 산꾼? 은 성판악에 이른다 (아침8시10분)
아직 이러서 그런지 등산객은 많이는 없었다
이미 알지만 등산안내판을 보니 백록담까지는 9.6km이고 하산길인 관음사까지는
8.7km이다  모두 18.3km이며 정상에 이르기전에 "진달래밭대피소"까지의
통과시간이 12시30분까지로 명시 되어 있었다 
성판악 이곳은 해발750m이니 백록담까지는 1200m를 올라가야만 된다
그리고 하산까지는 18.3km이니 엄청난 거리가 아닐수 없다
단단히 마음을 고쳐먹고 시간은 충분하니 정상까지만 생각하고 가자고 다짐하고는
출발하게 된다
등산로는  완만하고 목재나 자갈 아니면 제주 특유의 화석암으로
놓여져 있으니 너무나 쉬었다  마치 공원에 산책하는 기분이 든다
주위는 숲이 뻬곡히 들어서 있으며 단풍이 많이 들어
울긋불긋하니 거야말로 만산홍엽이다
설악산 처럼 화려하지는 않으나  은은하게 물든 단풍은 나의 마음을 더욱
푸근하게 만들어준다
단풍나무며 삼나무밭도 지나고 이제 코스안내 표지목엔 4ㅡ12로 되어있었다
이곳은 대륙과는 달리 코스ㅡ거리표시를 약 300m에 하나씩 있었다 (육지엔 500m)
그러니까 출발한지 1시간만에 3.6km를 온 셈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는 다시 오르기 시작하고....
울창한 숲에 나있는 등산로에서는 숲  바닥에 수없는 산죽 (조릿대)이 지천에
깔려있다  보기에는 좋으나 현지인들의 얘기를 들으면 큰 문제라 한다
왜 그러냐고 했드니 그것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다른 관목을 못자라게 한다는것이다
단풍은 갈수록에 아름다워 나의 온 몸이 단풍색으로 물들어 지는듯 했다
근래에 남설악 흘림골도 가고, 운악산도 갔었다
단풍이 넘 아름다워 놓칠수 없는 풍경을 내 가슴에 그리고 디카에 담지만
어찌 이 아름다움을 다 간직 할 수가 있으랴
그럴때마다 나는 杜甫의 시 한 수가 생각난다


『 停車坐愛  楓林滿  :  가던수레 멈춘것은 황혼단풍 아름답기에
霜葉紅於 二月花  :  서리맞은 단풍잎 봄꽃보다 더 붉어라  』


아름다운 단풍과 원시림이 욱어져있고 고사목이 나목이 된체로 누워있는
수려한 등산로를 올라가니 이제 음수대가 나온다 ( 출발한지 2시간 4ㅡ23)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는 진달래밭대피소로 향하고 이제 30분 정도면 그 곳에
도착 할 듯 했다
언제 부턴가 나의 등산스타일이 바뀌게 되었다
전에는 재기재기 ( 빨리 빨리의 제주도 방언 ) 가는것이 능사 인줄 알았는데 이제는
천천히 일행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 자연을 감상하고
디카에 사진을 담으면서 산을 ,자연을 감상하면서 여유있는 산행으로 빠꾼것이다
이제 수목의 크기나, 울창함이 적으지니 하늘이 보이고 능선이 조금씩 보인다
반가운것은 무엇보다 하늘이다  거야말로 쪽빛하늘이다   눈이 시리도록....

이제 하늘도 보이고 능선도 많이 나타나니 정상이 가까워진다고 여겨진다
주변의 수종이 바뀌었다  지금까지는 활엽수가 많았는데 지금은
 구상나무다  군락지로 이뤄져 있었다 싱그럽기 이를데없고 가끔 고사목도 보인다
구상나무 사이로 나 있는 등산로는 너무도 쾌적하였다
드디어 "진달래밭대피소" 가 나온다

통과제한시간보다는 훨씬 이른 10시45분 이였다
훌륭한 패스~~~ 대피소에서는 이미 온 등산객으로 붐볐다
지난 지리산에 갔을적에 본 장터목산장처럼 많은 등산객이 있었다
여기서 휴식을 취하고 간식도 좀 먹게되며 다소 여유를 부린다
그러나 마냥 쉬고 있을 겨를은 없었다 아직 갈길이 멀기때문이다
구상나무 군락지를 한동안 올라가니 이제 군락지도 끝이 되고 정상이 서서히
눈에 들어온다 ( 해발 1700m  4ㅡ32 )
사방이 환히 터이면서 백록담으로 오르는 수많은 등산객은 데크로 만들어진 등산로로
줄을 잇고 있었으며  멀리 서귀포 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해안 위의 상공은  뭉개 구름이 자욱히 있었다
그러고보면 여기가 구름보다 높다는 얘긴가
여기는 구름없는 쾌청한 날씨에 높푸른 하늘인데.....
서귀포 방향의 해변은 마침 따사로운 햇빛에 의해 은빛으로 빛나고 주변의
작은 섬들은 정겹게 보였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하면서 오르니 드디어 정상에 이르게 된다
아 ~~~ 백록담이다 ( 12시15분  꼭히 4시간 소요 )
白鹿潭 !!!
신선들이 흰사슴을 타고 놀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겨우내 쌓였던 눈이 늦은 봄에도 녹지않아 은빛처럼 하얗게 빛나는 설경을 "녹담만설 "
이라고 한다  화산이 터져  만들어진 분화구가 아닌가
분화구의 가운데는 물은 전혀 없었고 흔적만 남기고 둘려쌓인 모습은 온갖 형상을
보이면서 마치 백두산의 천지와 비슷했다
백록담을 볼려고 오른 수많은 등산객은 사진 담기에 바쁘고 나 역시 한동안을 보며
디카에 이 모습을 담기에 분주했다
나는 백두산의 천지를 연상 하게된다
백두산의 천지는 정말 장엄하고 수려하였다
그곳 교포는 백두산을 성스러운 산이라해서 聖山이라하며 숭상 하였다
천지의 모습은 글로 다 표현이 어려울 정도이다
백록담은 둘레가 1.7km인데 비해 백두산의 천지는 무려 14km나 되며 천지의 깊이가
평균212m나 되니 그것도 항상 일정량의 수량을 간직한체로
그래서 그 물이 장백폭포로 흘러내려가  압록강,두만강, 송화강의 발원지가 된다니
그런데 이상한것은 천지에는 흘러들어오는 물은 없어도 흘러나가는 물은 항상
일정하다니, 그리고 그 아래쪽에 있는 소천지는 그와 반대 현상이다
이해가 쉽게 되지않는 대자연의 부동한 모습이 아닐수 없다
넓은 천지의 물은 진한 잉크색이고  그 천지에 반영된 또 하나의 하늘!!
구름과 하늘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는 풍광은 정말 인상적이였다

이제 여행사에서 준비해준 "밥당석 " ( 도시락의 방언 ) 을 꺼내고 맛나게 식사를 하게된다
식사를 마친후에 백록담과 한라산 아래의 풍광을 자세히 보고는 하산길에 이른다

하산은 관음사길이다  거리는 8.7km 이다
백록담을 뒤로두고 아쉬운 발길을 옮기게 된다  그래도 백록담을 보게 된것에
만족을 느끼게되니 만면에 웃음이 나온다 내가 그러하듯 만년친구의 표정도 그러했다
다시 나무계단으로 형성된 하산길은 구상나무가 수없이 있었다
참 아름다웠다  깨끗하고 싱그러운 모습, 그리고 고사목이 더욱 운치를 돋보이게 한다
우리는 여기서 다시 탄복을 하게된다
백록담의 북벽은 기암괴석으로  단애를 이루면서 그 경관이 수려하기 이를데 없다
울창한 구상나무며 간혹 주목도 보이면서 숲으로 이뤄진 우측의 모습과 멀리보이는
단애와 기암은 어디에서도 없는 멋지고 아름다운 자연의 경이로운 풍광이다
기암절벽 위에 펼쳐지는 평평한 대지는 푸른 녹색의 잔디로 이뤄져 있었고
온갖 단풍이 물결을 이루면서 불타고 있었으니 어찌 감탄하지 않고 버틸수 있으랴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구상나무 밭을 벗으나니
이제 용진각대피소 터가 나온다
해발1500m에 위치했던 대피소는 1974년에 건립하여 30여년동안 한라산을 찾는
탐방객에게 아늑한 휴식처가 되었는데 2007년 태풍 " 나리"로 인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러나 이 주변은 한라산에서 가장 아름다운곳으로
백록담의 북벽과 장구목, 삼각봉 왕관릉으로 둘려싸여 수려한 경관은 한라산의 으뜸이다
한동안 경관을 감상한후에 하산하니 또 하나 경관이 나타난다
바로 현수교이다
깊은 협곡을 다리가 놓여져 있으니 그 협곡과 주변의 모습이 또한 장관이였다
현수교를 지나니 "삼각봉대피소"가 나온다 ( 식사후 1시간30분 소요, 남은 거리 6.3km )
다시 울창한 숲으로 접어든다  지금까지는 아름다운 경관을 보고, 구상나무밭을 거닐게
되었는데 이제 소나무 밭으로 변한다  수종은 금강송이 많았다
시간은 오후 3시가 넘었고 남은 거리는 아직도 4.9km나 된다
송림의 향긋한 내음을 느끼면서 하산하니 어느새 숲은 참나무가 노랗게 물들어져 있었다
한라산, 아니 우리나라의 산에 가장 많은 나무가 참나무가 아닌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리고 다른 수종은 솔비, 서어,왕벚, 참꽃나무들이 빼곡히 서있다
탐라대피소에 이르니 이제 계곡이 나타난다
비록 계곡엔 물은 없었으나  주변의 단풍이 너무도 곱게 물들어져 있어 보는 이의
마음도 곱게 물들어져 피로가 가시는듯 했다
탐라대피소를 지나서도 한참을 내려가니 드디어 관음사 입구가 나왔다
마지막 내리는 햇살은 붉게 물들어진 한라산에 더욱 아름다운 광채를 빛내주고 있었다
이제 시간이 오후 5시가 되었으니 산행은 거의 9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번 산행에서 나는 많은것을 터득했다
자연의 오묘한 진리를 깨닫고 자연이 주는 혜택이 얼마나 소중한것을 .....
끝까지 동행한 만년친구에게 위로를 하면서 같이 동행한 부부와 간단히 막걸리로
뒷풀이를 한후 숙소로 돌아와 한 동안 한라산의 모습을 되 새기며 잠을 청하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