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나의 글

* 봄을 기다리는 마음 ㅡ설중매*

 

 

 

 

 

 

 

                                                *  봄을 기다리는 마음 ㅡ 雪中梅  *

 

 

           입춘이 지났으니 절기상으로는 분명 봄을 맞이 한것이다

           그러나  아직 움추려있고 입춘한파가 맹위를  떨치고 있고 , 유래없는 폭설에다 추위도 

           심한 한 해 였기에 봄을 더욱 그리워 하는가 보다

           나는  우연히 눈에 덮혀 있으면서 곱게 피어난 매화 사진을 보고 

           아 ~~ 이것이 바로 설중매(雪中梅 )로 구나 싶었다

           멀지않아  봄을 알리는 수많은 꽃들이 서로 시샘이라도 할 듯이 피어 날것이다

           매화 , 개나리 , 진달래 , 목련 , 산수유 , 벗꽃......  모두 봄을 알리는 전령사 들이다

           그 중에도 나는 매화를 좋아한다  매화를 좋아하고 사랑하는이가  어디 나 뿐이겠는가

           퇴계 이황선생  역시 매화를 좋아한다 

           그를 사랑한  기생 두향과의 사랑 얘기에도 매화가 나오리 만큼 이황선생은 매화를 사랑했다

           작가 최인호님은 그의 작품 <유림>에  다음과 같이 그들의 사랑 얘기를 올려 놓았다

           두향은 단양에 있으면서 퇴계 이황이 안동에서 깊은 병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두향은

 

              " 나으리께서 곁에 계시오면 소첩이 넓적다리의 살을 베어서라도 드리옵고, 손가락을

                 단지해서라도 나으리를 살릴 것이오나 이처럼 멀리 떨어져 계시오니 대신 인편에

                 분매 한 그루를 보내드리오리다. 이를 소첩 보듯 바라봐 주시옵소서

                 나으리께서 떠나신 그날부터 소첩이 나으리를 생각하여 키운 매화꽃이온데, 어느덧

                 20년의 세월이 흘러 옥설의 골격에 빙상 (氷霜)의 넋이 활짝 피었나이다

                 나으리께서 유난히 매화를 아끼시고 사랑하시는 마음 소첩은 여직 기억하고 있사오니

                 매화꽃을 보실때마다  그곳에서 소첩이 피어 있는것으로 생각하여 주시옵소서

                 특히 올해 피어난 백매 (白梅)는 다른 해보다 빙자옥질 (氷姿玉質)하여

                 소첩이 나으리를 상사하는 아취고절(雅趣高節)의 모습을 그대로 빼다 박았으니

                 소첩이 보내는 일지춘 (一枝春) 으로 병마에서 벌떡 일어나 쾌차 하시옵소서 "

 

            이 얼마나 애틋한 사랑인가 여기 두향의 서신에 나오는 <일지춘> !!!

            작가 최인호님은 다음과 같이 기술 하였다

            일지춘 (一枝春) .

            중국의 양자강 남쪽에 있는 강남에서 매화나무의 가지 하나를 멀리있는 친구에게 보낸다는

            뜻으로 원문은 " 강남일지춘 " 이다

            형주기(荊州記)에 나오는 일화로 오나라의 육개(陸凱)가 절친한 친구인 범엽(范曄)에게

            봄이 되어 갓 피어난 매화꽃 가지 하나를 인편을 통해 선물로 보내며 우정을 나눈

            이야기에서 비롯된 말.

            육개는 매화꽃 가지 하나를 보내며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  매화나무 가지를  꺽다가 역부를 만나

                        몇 가지 묶어서 멀리 계신 그대에게 보냅니다

                        강남에 살며  가진 것이 없어

                        겨우 봄꽃 하나를 보내드리오. 

 

                        折梅逢驛使

                        寄與嶺頭人

                        江南無所有

                        聊贈一枝春                 』

       

             두향의 서신은 다시 이어지고 있었다

 

                  " 나으리, 소첩 역시 강남에 살고 있으나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어 애오라지 봄꽃 한 그루를

                    보내드리오니 소첩 보듯 맞아주시옵고 암향부동(暗香不動)의 향기를 맡으시어

                    비록 멀리 떨어져 있사오나 나으리를 향한 침개 (針芥)와 같은  소첩의 마음을

                    헤아려주옵소서

                    마지막으로 소첩이 한 가지 청이 있어 나으리로부터 받은 정표로 함께 보내드리나이다

                    비록 멀리 떨어져 있어 나으리 존안을 직접 뵈올수는 없사오나 소첩이 보낸 옥매를

                    잘 받았다는 표시로 일필하여 주시옵소서  하오면 소첩은 나으리께서 살아계오신

                    체취와 훈향을 맡을수 있어 하루하루 연명하는 불안 속에서 마침내 마음을 다잡고

                    안심할 수 있겠나이다

                    나으리, 부디 옥체 만강하옵소서  할말이 태산처럼 많사오나 이만 줄이겠나이다. ""

 

            구구절절 임 향한 그리움과 임이 좋아하는 매분을 보내는 두향 !!!

            여기서 침개 (針芥) 란 ' 바늘과 개자 "로 자석에 붙는 바늘과 호박에 붙은 개자를 가르킨다

            자석에 붙은 바늘이 떨어지지 않듯이, 호박넝쿨에 기생하는 개자가 떨어지지 않고 밀착되듯이

            퇴계를 향한 두향의 일편단심이 어떤가를  짐작케 한다

 

            봄을 기다리는 우리의 마음은 모두 같을것이다

            봄은 정녕 올 것이다 

            겨울이 아무리 길고 온갖 풍상을 겪는다해도 계절은 어김없이 다가오는 법이다

            나는  마음을 활짝 열고 봄을 맞이 할 채비를 가지도록 해야 겠다

            두향이가 보내는 일지춘이 아니래도 , 육개가 보내는 매화꽃 한가지가 아니래도

            나의 마음에  일지춘심 ( 一枝春心 )을 가지면서 봄을 맞이 할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