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 옥순봉과 구담봉
( 2016. 4. 16 )
내가 몸 담고 있는 산악회의 4월 정산일이다
이번달 산행지는 거제 망산이였으나 오후부터 세찬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린다 하여
부득이 산행지를 바꿔 가기로 했다
간 곳은 단양 8경중 하나인 옥순봉과 구담봉을 가게 된다
제천과 단양은 청주호가 있고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해 있어 산수가 뛰어난 곳이다
동양의 알프스라 칭할 정도의 수려한 곳이기에 언제 찾아도 좋은곳이기도 하다
먼저 구담봉부터 오르기로 한다
산행코스 : 옥순봉탐방지원센터 - 삼거리 - 구담봉 - 삼거리
- 옥순봉 - 삼거리 - 옥순봉탐방센터 ( 6km, 3시간30분 )
산행 들머리는 너무도 완만하고 넓직한 등로였다
주변은 만물이 소생하여 신천지를 이룬다
특히나 핑크빛을 유감없이 발하는 복사꽃이 산객에게 더할나위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뭇 꽃들과 눈맞춤을 하면서 걷고 또 걸어가는 발걸음은 어느때보다 가벼웠다
산행 시작한지 30분도 채 안되어 삼거리에 도착하게 된다
이제 주변 풍광이 나뭇가지 사이로 드려내 보인다
삼거리에서 먼저 우측으로 구담봉 등로부터 가게 된다
놀라우리 만큼 아름다운 풍광이 시야에 들어온다
충주호가 보이고 양편의 산들이 웅장하면서도 화려하게 펼쳐진다
암벽을 이룬 봉우리가 아름다움을 더 해주고 멀리 있는 산들의 그리메가
월악산국립공원이 동양의 알프스라는것을 실감케 했다
파로나마로 펼쳐지는 산들의 행렬
산마루금이 산객의 마음을 흥분케 한다
저 산들을 모두 걷고 싶고 오르고 싶은데 ......
이럴때 일수록 고산자 김정호가 얼마나 부럽고 위대한지
그래서 나는 제일 존경하는 인물중 한사람이 고산자이시다
갈수록에 충주호는 더 드러내 보인다
그리고 장회나루터가 보인다
장회나루터 선착장에는 유람선이 수시로 들락날락 하고 있었다
오래전에 제비봉을 오른후에 이곳에서 유람선을 타고는 선장의 설명을 들어면서
강선대가 있던곳과 관기 두향의 묘를 알려준 기억이 난다
단양하면 퇴계 이황선생과 관기 두향의 일화는 너무도 잘 알려져 있다
날씨가 안개인지 미세먼지인지 뿌옇게 보여 시계(視界)가
맑지는 않지만 보이는 풍광은 놀라우리 만큼 아름다웠다
충주호가 길게 푸르름을 자랑하고 호반을 가르면서 유영하듯 다니는 유람선은
한 폭의 산수화와 같았다
나는 여기서 충주호를 바라보며 퇴계 이황선생과 관기 두향과의 로맨스를 생각하게 된다
단양군수로 부임한지 9개월만에 풍기군수로 발령받아 둘은 서러운 이별을 하게 된다
이별이 서운하여 두향은 속치마를 벗어 정표로 글을 쓰 달라고 한다
死別己呑聲
生別常惻惻
( 죽어 이별은 소리조차 나오지 않고
살아 이별은 슬프기 그지 없더라 )
그렇게 정표를 남긴후에 20년이 지난후에 꿈이 하도 상스러워
두향이 안동으로 가니 이미 이황은 상을 치르고 있었다
그 길로 돌아온 두향은 정표로 적어준 별시의 속치마를 뒤짚어쓰고는
흐르는 강물 위 강선대에서 투신 자살하게 된다
애처로운 옛 선비의 사랑 얘기를 연상하면서
한 동안 장회나루를 바라다 본다
이제 구담봉에 이르게 된다
오르고 내리는 등로의 연속은 오히려 아름다움을 더 해주었다
구담봉(龜潭峰, 330m )
봉우리 꼭대기의 바위 형세가 거북과 같아 구담봉 또는 구봉이라 하였다.
『청풍부읍지(淸風府邑誌)』에 “구담(龜潭)은 청풍부 치소에서 동쪽으로 30리에 있으며, 단양과 경계이다.
금석을 깎아지른 듯이 웅장하게 우뚝 솟았고, 남쪽의 언덕 아래는 한 조각의 땅도 없으니 가히 들어 올렸다고 할 만하다.
그 동쪽의 한쪽 면은 중첩하여 가파른 절벽의 꼭대기를 들어 올린 거북의 머리같이 기이한 장관이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호서읍지(湖西邑誌)』에 “구담은 단양에서 서쪽으로 20리에 있다.
예부터 꼭대기 바위의 형세가 거북과 같다고 하여 구봉이라 일컬었고,
혹은 강물 속의 바위에 모두 거북 문양이 있다는 연유로 구담이라 말한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기록을 통해 볼 때, 봉우리 이름은 거북이가 입을 벌리고 있는 기이한 형상을 하고 있는 데서 유래하며,
봉우리 아래 청풍강의 담소(潭沼)는 이 바위에서 구담이라는 지명을 얻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구담봉은 화강암 봉우리로 정상부의 높이는 330m이다.
최고봉 아래 평지의 암반에 있는 표고석에는 303m로 기록되어 있다.
북쪽에 가은산[575m]·금수산[1,015.8m], 동북동쪽에 가은암산[580m], 남동쪽에 제비봉[721m],
남남서쪽에 문수봉[1,161m]·매두막산[1,115m], 남서쪽에 하설산[1,027.7m]·어래산[814.5m],
서남서쪽에 월악산[1,097m], 서쪽에 두무산[474m]·오티봉수[426m]·야미산[525.7m], 북서쪽에 제천 옥순봉[283.3m]·
평등산[336m]·비봉산[532m]·대덕산[580m], 북북서쪽에 학봉[714m]이 있다
( 백과사전 )
구담봉을 제대로 볼려면 유람선을 타야 할듯 하다
구담봉에 오른후에 주변 경관에 매료되어 발걸음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지만
다시 삼거리를 지나 옥순봉으로 가게 된다
오는 중에도 늘 아름다운 풍광은 시선을 머물게 하고
새롭게 돋아난 풀잎은 나와 눈맞춤을 하게 된다
주변의 산들은 마치 군웅이 활거라도 하는듯 했다
북으로는 최고봉이 금수산(1015m)이고, 월악산국립공원의 주봉인 영봉
월악산(1097m)은 서남쪽에 보인다
충주호를 중심으로 둘러 쌓인 산들은 너무도 장엄하였다
산을 오르지 않은 이들은 이 아름다운 모습을 어찌 알것인가
360도의 파로나마로 이어지는 산 마루금은 늘 봐도 장쾌하다
옥순대교가 눈 아래에 보인다
그리고 청풍호가 유달리 넓고 푸르게 보인다
옥순봉은 행정구역상 제천에 속하고 이미 본 구담봉은 단양에 속한다
그에 대한 전설이 있다
「 퇴계 이황선생이 단양군수로 재임할때 기녀 두향이 옥순봉을 단양군에
속해 줄것을 간청하여 퇴계 이황선생이 청풍군수에게 이를 청 하였으나
거절하자 단애를 이룬 석벽에 " 단구동문(丹丘洞門) " 이라고 새겨 놓았다 」
옥순대교가 보이고 청풍호( 제천쪽에서는 충주호를 청풍호라 칭한다 )가 시원스럽게
보이는 곳에서 점심을 산우님들과 나눠 먹게 된다
옥순봉에 이르게 된다
옥순봉(玉筍峰, 286m)
옥순봉(玉筍峯)은 단양팔경 중 유일하게 단양에 소재하지 않은 곳으로 현재 제천시 수산면에 위치하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옥순봉은 청풍에 속했는데 행정구역의 개편으로 청풍이 제천에 속하게 되어 원래부터 단양에 있었던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순봉은 분명히 단양팔경의 하나다.
옥순봉이 단양팔경에 속하게 된 것은 조선 명종 때 이황에 의해서였다.
당시 단양군수였던 그는 단양팔경을 정하면서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도담삼봉, 석문, 사인암, 구담봉 등
일곱 개의 경승지에 옥순봉을 꼭 포함시켜야 단양팔경이 제대로 구성된다고 생각했다.
이황은 옥순봉을 단양에 속하게 해달라고 청풍부사에게 청했지만 이를 거부당했다.
그래서 대신 옥순봉 석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 새기고 이곳을 단양의 관문으로 정했다고 한다.
후일 청풍부사가 옥순봉을 찾아가 각자를 보게 되었는데 글씨가 힘차고 살아 있어 누구의 것인지 물었다.
곧 이황의 글씨라는 이야기를 듣고 감탄한 그는 옥순봉을 단양에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옥순봉이 단양에 속했던 기록이나 역사는 없다.
장회나루에서 배를 타고 구담봉을 지나 청풍 방향으로 내려가면 희고 푸른 바위들이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오른 신비한 총석(叢石)을 만나게 된다.
돌기둥처럼 생긴 석봉들은 비가 갠 후 옥과 같이 푸르고 흰 대나무 순이 돋아난 듯하다
해서 옥순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황은 옥순봉을 중국의 소상팔경보다 더 빼어난 경승이라고
극찬하면서 〈단양산수기(丹陽山水記)〉에 이렇게 서술했다.
구담봉에서 여울을 따라 남쪽 언덕으로 가다 보면 절벽 아래에 이른다.
그 위에 여러 봉우리가 깎은 듯 서 있는데 천 길이나 되는 죽순과도 같은 바위가 높이 솟아 하늘을 버티고 있다.
그 빛은 푸르고 혹은 희며 등나무 같은 고목이 아득하게 침침하여 우러러볼 수는 있어도 만질 수는 없다.
이 바위를 옥순봉이라 한 것은 그 모양에서 연유한 것이다
( 백과사전 )
옥순봉에서의 경관 역시 빼어났다
옥순봉이 수직으로 된 절벽을 형성하게 된것은 수직절리가 발달한 화강암에
하천의 침식작용이 지속되어 깍아 지른 단애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금강산이나 설악산같은 명산의 기암괴석도 대부분 화강암으로 구성 되어있다
이제 옥순봉도 떠나게 된다
이 아름다운 경승지를 뒤로 할려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두향의 애틋한 사랑 얘기가 연상 된다
" 사랑하는 님과의 생이별을 한 두향은 새로 부임한 단양군수에게
관기에서 사직을 하고는 늘 이황 생각만 하게 된다
평소에 매화를 좋아하는 님을 위해 종자에게 매화분을 보내게 된다
매화분을 받은 이황은 답례로 열정에서 새벽녘에 물을 길려
종자에게 두향이 마쉬게 보냈지만 두향은 그 물을 먹지 않고
퇴계선생의 무병장수를 비는 정화수로 사용하며 매일 지성의 예를 올린다
어느날 맑은 정화수가 붉은 핏물로 보이고 꿈이 상스러워 그 길로 안동으로 달려온 두향
예측대로 님은 저 세상으로 떠난후였다
그런후에 단양에 돌아온 두향은 강선대에서 투신하여 죽음으로서
님의 곁으로 가게 되었다고 한다 "
이황선생도 숨을 거두면서 두향이가 보내준 매분을 보며
제자에게 " 매분에 물을 주어라 " 라고 했다고 한다
그 매화가 아직도 안동 도산서원에 잘 자라고 있으며
그 매화를 "도산매"라 한다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핀 등로에는 아직도 이황선생과 두향의 사랑 얘기가
남아 있는듯 나의 뇌리를 늘 떠나질 않았다
이제 다시 들머리였던 옥순봉탐방지원센터에 이르게 됨으로써
오늘 산행은 끝나게 된다
산행거리는 비록 짧았지만 그 경관은 어디보다 아름다운 산행이 되었다
단양8경중 구담봉과 옥순봉을 잘 본 하루였다
들머리인 옥순봉탐방지원센터에는 김홍도의 <병진년 화첩>중 옥순봉이
잘 그려져 있었다
이런 풍경을 볼려면 유람선을 타고 옥순대교로 가면서 봐야 될성 싶다
충주댐이 건설하기 전에 강에서 봤어야 제격일게다 ㅎㅎㅎ
단양8경중 하나인 구담봉과 옥순봉을 오르면서 빼어난 경관에
탄복하며 한편 퇴계 이황선생과 두향과의 애틋한 사랑을 연상케도 한 산행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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